[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정부가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을 통한 불법 숙박업 확산에 제동을 걸기 위해 플랫폼 사업자까지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미신고 숙박업소를 중개한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정부는 미신고 숙박업에 대한 통신판매 중개를 금지하고 위반 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공중위생관리법을 개정했다. 개정법과 시행령은 오는 11월 1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플랫폼 규제 확대는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통한 미신고 숙박업소 영업이 빠르게 늘면서 소비자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미신고 숙박업소는 위생·소방 등 안전기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플랫폼에도 관리 책임을 부여해 불법 숙박의 유통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업계는 이번 조치의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전까지는 불법 숙박업자를 적발하는 데 행정력이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예약이 이뤄지는 플랫폼 단계부터 불법 영업을 걸러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불법 영업을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통 경로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규제 기조가 바뀐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신고된 숙소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져 위생과 안전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모든 형태의 불법 숙박을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제도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숙박업은 관광진흥법상 관광숙박업, 공중위생관리법상 일반숙박업,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생활숙박시설 등 여러 제도로 나뉘어 관리된다.
이번 시행령은 공중위생관리법에 근거한 일반숙박업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공유숙박이나 생활숙박시설 등 다른 영역에서는 규제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자칫 규제 대상이 제한될 경우 제도 밖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의 집행력도 변수로 꼽힌다. 현재 불법 숙박업자들은 신고증 위·변조나 타인 명의 도용, 예약 이후 외부 메신저를 통한 직거래 유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단속을 피해 영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이 신고번호 등 서류 확인에만 의존할 경우 이러한 우회 영업을 걸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OTA에 대한 집행력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해외에 본사를 둔 해외 사업자의 경우 과태료 부과와 관리 의무를 어떻게 실효성 있게 적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국내 플랫폼만 규제 부담이 커지고 불법 숙박업소가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관리 체계 정비와 함께 글로벌 OTA를 포함한 구체적인 운영 기준과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플랫폼에 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방향은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라면서도 “다만 적용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글로벌 OTA까지 포함한 관리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도 촘촘히 마련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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