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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가 본격적인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김민석 전 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는 모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내세우며 친명 적통을 자임하고 있지만 선거전이 달아오르면서 정책 경쟁보다 상대의 과거를 겨누는 공방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선제공격은 김민석 전 총리가 6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감행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첫 일성으로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을 혼선에 빠뜨렸다”며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친문계의 반격이 바로 나왔습니다. 정청래 전 대표 측근인 이성윤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윤석열 계엄 해제 국회 표결에는 불참했는데, 왜 국회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느냐”며 “감기약을 드시고 주무셨다고 하는데 그 감기약 성분이 무엇이냐”고 꼬집었습니다.
정 전 대표측은 김민석 전 총리의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표결 불참 문제를 다시 꺼내 들며 네거티브 공세로 맞받은 것입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측에서 공격하는 줄 알았다”며 “대장동식 마타도어”라며 정면으로 되받아쳤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공방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양측의 과거 행적 전반을 파헤치는 ‘파묘 경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김 전 총리는 과거 민주당을 떠나 정몽준 대선후보 진영에 참여했던 이력(이른바 철새 행보 논란)이, 정 전 대표는 과거 한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그냥 싫다‘며 심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과 그 후 거친 언사와 당 장악 과정에서의 독주 이미지가 아킬레스건으로 꼽힙니다.
이밖에도 장외 유튜버들이 두 당권 주자의 과거 언행 등을 낱낱이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유튜브 방송을 운영하는 한 진보진영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예전에는 사람이 일일이 영상을 찾아야 했지만 최근에는 AI 기반 검색 도구와 영상 분석 기능이 발달하면서 과거 인터뷰나 방송 화면을 찾는 속도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며 “사실상 디지털 포렌식에 가까운 수준으로 후보들의 과거 행적을 뒤질 경우 그동안 묻혀 있던 발언이나 영상까지 다시 등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양쪽 캠프가 직접 이런 극단적인 파묘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겠지만 장외 지지그룹들이 이를 퍼 나르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아 폭로전에 나설 경우 선거전이 순식간에 네거티브 진흙탕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민석-정청래 양측이 선거 초반부터 네거티브 공세를 펼칠 움직임을 보이자 민주당은 선제적인 조치에 나섰습니다. 이학영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 모두발언에서 “서로를 향한 멸칭 사용 등 당의 단합을 해치는 과도한 비방에 대해 당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권 레이스가 막을 올린 가운데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경고에 나선 것입니다.
네거티브전은 상대에게 자칫 큰 치명타를 안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상당한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네거티브 공세가 양 진영의 열성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되지만 중도·무당층 및 무관심 당원들에게는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고 그런 변수가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재보궐선거 때 평택을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시종일관 네거티브를 퍼부었음에도 정작 김용남 후보에 밀려 3위로 떨어진 것도 네거티브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만큼 네거티브전은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네거티브전략은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들먹이지 않는 편이 유리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수도권의 ’당심‘도 주목해야 할 변수입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민주당 대표 선호도는 조사마다 엇갈리지만 대체로 오차범위 내 접전 혹은 특정 지역에서의 우세 구도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호남권의 경우 이재명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트 조성 강력 추진 등의 호재에 힘입어 친명계 김 전 총리가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김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국정 운영의 ‘안정성과 실용성’을 보여준 것도 호남 민심의 신뢰를 얻는 배경이 됩니다. 김 전 총리가 반도체와 산업 정책, 국정 경험 등 ‘국가 운영 능력’ 이미지가 강한 만큼 호남 지역에서 그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관측이 여권 안팎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수도권 당심은 훨씬 복잡합니다. 수도권에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전통을 중시하는 50·60대 진보 남성층이 두껍게 분포돼 있습니다. 이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확장을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지에 따라 김민석 전 총리에 대한 선택도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정청래 전 대표의 강경 개혁 이미지는 민주당 고유의 색채를 선호하는 층에게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김 전 총리의 모호한 민주당 정체성과 실용적 이미지가 당을 오랫동안 지켜왔다고 자부하는 전통적 지지층에게는 그 색깔이 미흡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는 김민석 전 총리가 호남의 우세를 바탕으로 그 여세를 수도권까지 밀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민주당 정체성과 외연 확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도권 당심이 승부의 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수도권 당원들이 특정 시점부터 여론조사를 통해 그 분위기를 잡을 경우 김민석-정청래 중 한 명의 우세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과거를 겨누는 네거티브 경쟁이 당심을 흔들어놓을지, 아니면 국정 안정과 외연 확장, 그리고 민주당의 정체성이라는 더 큰 선택지가 승부를 가를지는 아직은 안갯속입니다. 분명한 것은 결정적 승부는 파묘의 파괴력이 아니라 당원들의 미래 선택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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