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500lbf 터보팬·1천400마력 터보프롭…2035년 안팎 양산 목표
KF-21 '첨단항공엔진'도 정조준…"항공 자립·수출 경쟁력 전환점"
(창원=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무인기 엔진 국산화에 성큼 다가섰다.
이를 발판 삼아 한국형 전투기(KF-21)에 탑재되는 첨단항공엔진까지 독자 개발하는 등 국내 항공산업 자립과 수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일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국내 기술로 개발한 5천500파운드포스(lbf) 터보팬 엔진과 1천400마력 터보프롭 엔진의 시제를 처음 공개했다.
그동안 국내 방산업계가 미사일에 장착되는 단수명 항공엔진을 개발·양산한 적은 있지만, 수천 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장수명 항공엔진의 시제를 완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발이 최종 완료되면 기체, 비행 제어, 임무 장비에 이어 '항공기의 심장'인 엔진까지 독자 기술로 확보해 진정한 무인기 국산화를 이루게 된다.
이번에 공개한 5천500lbf 터보팬 엔진은 향후 KF-21과 연계해 정찰·전자전·공격 등을 수행하는 저피탐 무인편대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1천400마력 터보프롭 엔진은 장시간 비행하며 광범위한 지역을 감시·정찰하는 중고도무인기(MUAV)에 활용된다. 두 엔진은 현재 조립을 마치고 지상 시운전 단계를 밟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천400마력 터보프롭 엔진은 2034∼2035년, 5천500lbf급 터보팬 엔진은 2036년께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장기적인 부품 국산화율 목표치는 85%로 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기 엔진 개발 경험을 토대로 향후 정부가 주도하는 1만lbf 및 2만4천lbf 터보팬 엔진 개발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특히 '첨단항공엔진'으로 불리는 2만4천lbf급 엔진은 미래 KF-21의 작전 성능 유지를 위한 필수 과제로 꼽힌다.
김종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첨단엔진사업팀장은 "향후 KF-21이 스텔스형으로 개량되면 내부 무장창을 장착하고 전자 장치를 추가로 탑재하게 되는데, 기존 엔진을 그대로 쓰면 KF-21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면서 "전투기 성능을 유지하면서 스텔스와 유무인 복합체계 기능을 수용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첨단항공엔진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업 추진 심사에 접수돼있는 단계다. 저피탐 정찰용 무인기 등에 쓰일 1만lbf 터보팬 엔진은 올해 본 사업 착수가 예상된다.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가 항공엔진 사업에 나선 상태여서 향후 양사 간 치열한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국산화가 장기적으로 국내 항공산업의 자립성과 수출 경쟁력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투기용 엔진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업체별로는 글로벌 빅3(GE·P&W·롤스로이스)가 유인기 엔진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국가 안보와 기술 유출 방지를 이유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관리규정(EAR) 등을 통해 기술 이전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김 팀장은 "현재 KF-21 블록 1·2에는 미국 GE의 F414 엔진을 면허(라이선스) 생산해 장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KF-21의 성능을 개량하고 발전해도 이 방식에 의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항공 엔진 국산화에 성공하면 설계·해석·소재·제작 등에 이르는 국내 산업 생태계도 구축할 수 있다. 항공엔진 고압압축기·연소기·고압터빈을 기반으로 차세대 전투기, 수송기, 민항기는 물론 함정·발전용 등 파생 엔진 개발도 가능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부터 10년간 항공엔진 분야에 1조8천억원을 투자했으며 투자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부와 함께 개발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항공엔진은 총 12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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