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제나처럼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꺼냈다.
7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의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을 치른 미국이 벨기에에 1-4로 대패하며 16강에서 대회를 마쳤다.
원래 평범한 관심 속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경기는 폴라린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 유예 사태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6일 FIFA 징계위원회는 발로건의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1년간 집행유예한다고 밝혔다.
규정에 위배되는 건 아니다. FIFA 징계 규정 제27조에 따르면 징계위원회는 징계 시행을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 1년부터 4년까지 집행유예 기간을 두는 걸로 제재를 중단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의 월드컵 유럽 예선 경기에서 팔꿈치 가격으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집행유예 처분으로 월드컵 모든 경기에 참가할 수 있었다. 다만 당시에도 FIFA가 흥행을 위해 대원칙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퇴장에 따른 이후 경기 출장 정지는 모든 선수가 받아들여야만 했던 규정이었고, 월드컵 기간에도 이 규칙은 엄격하게 적용돼왔다. 그런데 개최국인 미국의 발로건만 갑자기 집행유예를 받자 벨기에축구협회와 유럽축구연맹(UEFA)을 비롯한 수많은 기관 및 매체에서 반발했다.
심지어 미국 백악관 외압설까지 돌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발로건이 집행유예를 받자마자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옳은 조치로 불의를 바로잡아준 FIFA에 감사하다”라는 게시글을 게재했다. 이후 공식 석상에서도 자신이 재심을 요청한 덕에 발로건이 경기를 나설 수 있는 거라며 스스로 외압설에 힘을 실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FIFA 사법 기구들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라며 외압설과 선을 긋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 유지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고자 지난해 12월 FIFA 평화상까지 제정해 수여했던 인판티노 회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망언을 계속했다. 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전 “미국과 벨기에 경기는 놀라울 거다. 우리도, 벨기에도 모든 전력을 가동할 수 있다”라며 “만약 발로건 징계가 유지되고, 벨기에가 미국을 꺾는다면 그건 승부조작이다. 마치 2020년 대선처럼”이라며 음모론을 주창하는 것도 모자라 축구를 정치에 끌어들이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승부조작이 아닌 순수 실력으로 벨기에에 1-4로 대패하며 참교육을 당했다. 전반 9분 샤를 더케텔라러에게 선제골을 내준 미국은 전반 31분 말릭 틸만의 프리킥이 한스 파나컨의 머리를 맞고 들어가는 행운을 맞았다. 그러나 불과 2분 만에 더케텔라러에게 다시 골을 허용했다. 후반에는 12분 파나컨, 추가시간 3분 루카쿠에게 실점하며 무너졌다. 특히 후반에 나온 두 번의 득점은 각각 골키퍼 맷 프리즈와 센터백 크리스 리차즈의 치명적인 실책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미국이 자멸했다 봐도 무방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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