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삼성·LG, AI가 승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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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삼성·LG, AI가 승부 갈랐다

한스경제 2026-07-07 11: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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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삼성·LG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삼성·LG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인공지능(AI)이 국내 대표 전자기업들의 성장 공식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역대 최대 수준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실적을 끌어올린 동력은 과거와 달랐다.

삼성전자는 AI 메모리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고 LG전자는 냉난방공조(HVAC), 전장, 플랫폼 등 AI 시대를 겨냥한 신사업이 수익성을 높였다.

한때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판매량이 실적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AI 반도체와 AI 인프라가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 삼성, AI 메모리 앞세워 1년 만에 영업이익 '19배'

삼성전자는 7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3%, 영업이익은 1810.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약 4조7000억원에서 89조4000억원으로 1년 만에 약 19배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를 단 한 분기 만에 달성한 것이다. 3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가며 AI 시대 최대 수혜 기업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잠정 실적에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 충당금 약 17조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실적을 사실상 견인한 것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이어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폭증했고, 메모리 가격 상승까지 맞물리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최근 3년 실적 흐름만 봐도 변화는 뚜렷하다.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를 지나 AI 투자 확대와 함께 회복세에 들어섰고 올해는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타며 폭발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HBM4 양산과 차세대 HBM4E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AI 메모리 경쟁력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반도체 사업의 압도적인 성장세에 가려졌다. 삼성전자 실적의 중심축이 AI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 LG, AI 인프라 사업 키우며 역대 최대 2분기

LG전자 역시 AI 시대 새로운 성장 공식을 증명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23조8297억원, 영업이익 1조57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146.9% 증가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3조252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조478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상반기 매출 역시 47조5569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은 생활가전과 TV 등 기존 주력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한 가운데, AI 시대를 겨냥한 신사업이 성장을 이끈 결과로 평가된다.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와 해외 에어컨 판매 증가가 매출을 뒷받침했고 전장(VS) 사업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webOS 플랫폼, 가전 구독, 온라인 사업 등 고수익 사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HVAC 사업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의 대표적인 수혜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사용하고 대규모 냉각 설비가 필수인 만큼 냉각 솔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히트펌프와 유니터리 제품은 물론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투자를 확대하며 미래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생활가전 중심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AI 인프라와 B2B 중심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도 이번 실적에서 확인됐다.

▲ AI가 만든 새 공식…'반도체'와 '인프라'가 성장 견인

이번 2분기 실적은 삼성과 LG가 모두 AI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았다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삼성은 AI 시대 핵심 부품인 HBM과 서버용 D램을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LG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HVAC와 전장, 플랫폼 사업을 키우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AI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점은 같다.

이는 국내 전자업계의 수익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판매량이 실적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AI 반도체와 AI 인프라가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HBM 등 AI 메모리 수요는 물론 데이터센터 냉각과 전장, 플랫폼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AI 반도체, LG는 AI 인프라라는 서로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AI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결국 앞으로는 AI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맡느냐가 기업의 실적과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분기 실적은 단순히 숫자가 늘어난 분기가 아니다. AI가 두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수익 구조를 바꾸며 전자업계의 새로운 성장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성적표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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