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건축탐구 집’이 손때 묻은 오래된 공간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은 두 개의 집 이야기를 통해 ‘구옥의 재발견’을 조명한다.
7일 밤 9시 55분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방치된 막국수집과 80년대 양옥이 각각 전혀 다른 감각으로 재탄생한 과정을 따라간다.
■ “허물지 않고 살린다”…막국수집의 두 번째 인생
경기도 가평의 한적한 마을. 겉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건물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곳은 과거 손님들로 북적이던 막국수집이었지만, 지금은 예술가 부부의 작업과 일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철거부터 순탄치 않았다. 방치된 냉장고와 각종 집기, 불법 증축 구조물까지 정리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부부는 내부 공간만큼은 직접 손보겠다는 의지로 공사를 이어갔다.
1층은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이자 창작 공간으로, 주방은 목공 작업실로 변신했다. 특히 천장 배관을 그대로 드러내 유지·보수를 고려한 설계는 실용성과 미학을 동시에 잡은 선택이다.
2층 주거 공간은 더욱 과감하다. 벽지와 몰딩을 제거하고 재료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며 ‘완성되지 않은 듯한 완성’을 구현했다. 과거 화재 경험에서 비롯된 선택도 눈길을 끈다. 당시 사고를 막아준 알루미늄 창호의 중요성을 깨달은 부부는 이번 집 곳곳에도 이를 적용하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 “내향인의 집 맞아?”…색과 형태로 완성한 실험적 공간
서울 연희동의 또 다른 구옥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 담장도, 커튼도 없는 개방적인 구조. 하지만 이 집의 주인은 의외로 조용한 성향의 화가다.
작가는 공간을 채우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색’을 선택했다. 바닥에는 서로 다른 색의 리놀륨을 깔고, 구조를 드러내는 H빔에는 과감한 컬러를 입혔다. 특히 삼색 타일로 구성된 화장실은 집 전체에서 가장 강렬한 포인트로 작용한다.
형태 역시 독특하다. 주방 칸막이와 테이블은 뾰족한 사각 형태로 제작해 긴장감을 주면서도, 재활용 자재를 활용해 온기를 더했다. 과거 건물의 흔적을 남긴 채 새로운 기능을 입히는 방식으로 시간의 층위를 살려낸 점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시공 지연과 갈등으로 창문 없는 겨울을 보내야 했던 경험은 이 집의 또 다른 이야기다. 이후 충분한 조사와 신중한 선택 끝에 지금의 공간을 완성할 수 있었다.
구옥은 낡은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출발점이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취향이 만나 완성된 두 집은 ‘집을 고친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건축탐구 집’은 그 변화의 순간을 통해 집과 삶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본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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