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9년 공백 지운 찬란한 재회와 10년의 추억 여행
아이오아이(I.O.I)의 이름이 다시 잠실을 채웠다. 지난달 잠실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2026 I.O.I Concert Tour: LOOP’는 9년의 시간을 지나 다시 완성된 재회의 무대였다. 2017년 1월 마지막 단독 콘서트 이후 약 9년 만에 팬들 앞에 선 아이오아이는 첫 곡부터 공백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객석을 메운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었고, 멤버들은 그 함성을 오래 기다렸다는 듯 눈빛으로 먼저 답했다. 이날 공연은 아이오아이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자, 세 번째 미니앨범 ‘I.O.I : LOOP’ 발매 이후 처음으로 팬들과 마주한 대형 무대였다. 임나영, 청하, 김세정, 정채연, 김소혜, 유연정, 최유정, 김도연, 전소미가 함께했으며 강미나와 주결경은 개인 일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공연은 ‘소나기’의 감성으로 문을 연 뒤 ‘Pick Me’로 단숨에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Dream Girls’, ‘Whatta Man’이 이어지자 공연장은 순식간에 2016년의 기억과 2026년의 환호가 뒤섞인 공간이 됐다.
멤버들의 첫 인사에는 들뜬 웃음과 울컥한 마음이 함께 담겼다. 김도연은 “9년 만에 모여 기분이 남다르다. 무대에 서자마자 함성이 인이어를 뚫고 들어왔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유연정은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말이 안 된다고 할 만큼 완벽한 하루”라며 팬들이 만들어준 순간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세정은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고 했고, 전소미는 “긴 세월이 지났는데도 언니들과 무대에 서니 2년 전쯤 공연한 느낌”이라며 웃었다. 공연 중반부는 아이오아이의 시간을 다시 꺼내보는 구간이었다. ‘똑똑똑’, ‘Doo Wap’, ‘사랑해 기억해’는 팬들의 추억을 천천히 깨웠고, ‘Fingertips’, ‘Yum Yum’, ‘24시간’, ‘Crush’는 ‘프로듀스 101’ 시절의 열기를 다시 불러왔다. 멤버들은 무대 사이사이 팬들과 눈을 맞추고 장난스러운 멘트로 분위기를 풀었다. 그러나 노래가 시작되면 이내 단단한 호흡으로 돌아와 9년의 공백이 결코 무뎌진 시간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신곡 무대는 이번 공연의 현재를 보여줬다. 지난 19일 발매된 ‘I.O.I : LOOP’의 타이틀곡 ‘갑자기’는 공연 당일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며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전소미는 “‘갑자기’를 쓸 때 무대 위에 있을 언니들을 생각했다. 오늘 팬들과 함께 부르니 앞으로 더 열심히 곡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SPF 100+’, ‘IOI (Where My Girls At)’ 등 새 앨범 수록곡 역시 과거의 재현에 머물지 않고 지금의 아이오아이를 보여주는 무대로 이어졌다. 앙코르에서도 열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 ‘Bang Bang’, ‘내 말대로 해줘’, ‘IF I’, ‘웃으며 안녕’이 이어졌고, 마지막은 다시 ‘Pick Me’ 리믹스 버전이었다. 시작과 끝을 같은 곡으로 잇는 구성은 공연명 ‘LOOP’의 의미와도 닿아 있었다. 헤어졌지만 다시 만났고,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더라도 언젠가 또 연결될 것이라는 메시지가 무대 위에 남았다. 김도연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고, 또 다시 헤어지지만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난다.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다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며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오아이의 이번 콘서트는 단순한 추억 소환이 아니었다. 9년 전 팬들이 사랑했던 그룹이 그대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시간을 지나온 멤버들이 다시 하나의 이름으로 모인 순간이었다. 청하는 “솔로 가수로 무대에 계속 섰지만 오늘이 가장 떨렸다. 눈 깜짝할 사이 시간이 흘러갈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고, 최유정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멤버들이 서로 이끌어주고 따라와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김세정은 “지금 이 순간 찬란하게 빛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흘간 이어진 이번 서울 콘서트 후 아이오아이는 이후 방콕과 홍콩 등 아시아 투어로 팬들과 만난다. 잠실의 첫날은 분명 재회의 무대였지만, 끝내 작별의 표정만 남기지는 않았다. 팬들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고,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오래 손을 흔들었다. 9년의 공백을 지나 다시 이어진 아이오아이의 이름은 그렇게 또 하나의 ‘루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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