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LG유플러스 임직원들이 미국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새로운 업무 방식을 익히고 돌아왔다. 회사 안팎에서 "기능을 얼마나 만드느냐"가 아니라 "고객이 어디서 불편함을 느끼느냐"를 먼저 파악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법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시도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부터 사내 교육 프로그램 '아웃사이트 D.T(OutSight D.T)'를 운영해왔다. 스탠퍼드대학교의 디자인 씽킹 부트캠프에 참가하고 현지 실무자들과 교류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디자인 씽킹은 고객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해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만들어가는 방법론으로, 스탠퍼드 d.School이 발전시킨 이후 여러 글로벌 기업의 제품·서비스 개발 과정에 자리 잡았다.
지난 5월 1기로 21명이 실리콘밸리를 다녀왔고, 6월 말에는 2기 12명이 뒤를 이었다. 회사 측은 실제 업무에 적용할 가능성을 기준으로 참가자를 뽑고 있으며, 이번 2기는 상품·서비스 기획과 고객 경험 개선 부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앞으로는 직무 구분 없이 여러 부서 직원들이 하나의 과제를 함께 풀어가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넓힐 계획이다.
참가자들이 찾은 스탠퍼드대 d.School은 전공이 다른 학생과 현업 전문가가 한데 모여 실제 문제를 다루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현장 관찰, 인터뷰, 아이디어 시제품 제작과 검증을 반복하는 실습 위주 수업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현지로 떠나기 전 약 4주간 사전 교육을 받으며 디자인 씽킹의 기본 개념을 익힌 뒤, 부트캠프에서 본격적인 실습 과정을 소화한다.
프로그램을 마친 참가자들의 소감은 인상적이다. 한 참가자는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어떤 기능을 만들 것인가보다 고객이 겪는 불편 지점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아이디어의 완성도가 투입 시간과 비례하지 않으며, 오히려 빠른 실행력이 관건이라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는 "개발자니까", "내향적인 성격이라서", "누군가 대신 해줄 것 같아서"라는 이유로 협업을 미뤄왔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며, 관련 부서와 신속하게 협력할 때만 고객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다시 새기겠다고 밝혔다.
1기 참가자들의 성과는 지난 6월 용산사옥에서 열린 성과공유회를 통해 사내에 공유됐다. 이 자리에서는 현지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단 3시간 만에 앱 시제품을 완성한 사례와, 귀국 후 기존 기획 업무에 이른바 '바이브코딩'을 접목한 경험 등이 소개됐다.
1기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확산자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서로 다른 부서 구성원들이 함께 과제를 수행하며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구체화하는 방식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이 프로그램을 정례적으로 운영하는 방안과 스탠퍼드대학교와의 협력을 넓히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양효석 부사장은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에 대해, 구성원들이 고객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고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사고 틀을 새롭게 갖추도록 돕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가자들이 미국 현지에서 쌓은 경험을 각자의 업무로 가져와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로 이어지도록 회사 차원에서 계속 지원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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