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 '사상 첫 10만t' 돌파… 국내 주류 불황 속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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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 '사상 첫 10만t' 돌파… 국내 주류 불황 속 독주

위키트리 2026-07-07 09:2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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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류 시장이 음주 인구의 감소와 회식 문화 축소, 그리고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의 확산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처럼 시장 전반이 침체된 상황 속에서도 일본 맥주 수입량은 사상 처음으로 10만t 고지를 넘어서며 독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일본산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 연합뉴스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26년 수입식품 등 검사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들어온 일본 맥주 수입량은 총 10만 322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4년의 수입량인 8만 2229t과 비교해 22%가량 급증한 수치다.

수입 맥주 시장 점유율 40% 돌파

일본 맥주의 독주는 수입 맥주 시장 내 점유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맥주 수입량은 24만 442t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일본산이 41.7%를 차지했다. 수입 맥주를 마시는 소비자 10명 중 4명 이상은 일본 맥주를 선택한 셈으로, 수입국 중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과거 추이를 살펴보면 일본 맥주 수입량은 지난 2011년 1만 2369t 수준에 불과했으나, 선호도가 높아지며 2018년 8만 6566t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2019년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인 '노 재팬' 여파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2021년에는 6912t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이후 불매 운동의 영향력이 점차 사그라들면서 2023년 7만 1446t, 2024년 8만 2229t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마침내 역대 최대 수입 기록을 갈아치웠다.

'생맥주 캔' 혁신부터 미식 트렌드까지

주류 불황기에도 유독 일본 맥주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제품 고유의 기술적 혁신과 국내 외식 시장의 변화가 맞물려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일본산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 연합뉴스

가장 결정적인 기폭제는 '독점적 상품성'이다. 아사히가 선보인 '쇼쿠비루(생맥주캔)'처럼 캔 뚜껑 전체가 열리며 부드러운 거품이 올라오는 패키지 혁신은 국내 맥주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집에서도 이자카야 수준의 생맥주를 즐길 수 있다는 차별점이 홈술족의 소장 욕구와 호기심을 자극해 품귀 대란으로 이어졌고, 이는 일본 맥주 전체 매출을 견인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라거 중심의 국산 맥주와 달리, 촘촘하게 세분화된 프리미엄 라인업도 한몫했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삿포로, 에비스 등 보리 고유의 깊은 풍미와 홉의 향을 강조한 고품질 맥주들이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2030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취할 때까지 마시기보다 한 잔을 마셔도 맛있는 술을 원하는 취향 중심의 음주 패턴에 부합한 결과다.

최근 국내 외식업계를 휩쓴 일본식 미식 문화와의 시너지 효과도 크다. 현지 감성을 그대로 재현한 이자카야, 야키토리, 쿠시카츠 전문점 등이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면서, 일식 메뉴와 궁합이 좋은 일본 맥주의 업소용(유흥 채널) 수요가 자연스럽게 폭증했다. 여기에 편의점 매대의 적극적인 4캔 묶음 할인 프로모션과 한정판 제품의 꾸준한 도입이 유통 접근성을 높이며 구매 주기를 대폭 단축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일본 맥주의 흥행세는 최근 얼어붙은 국산 주류 시장의 분위기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5만ℓ로, 2023년의 323만ℓ와 비교해 약 2.4% 감소하는 등 우하향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의 수입 증가는 침체된 국내 주류 시장 상황 속에서 단순히 한일 관계의 개선이나 불매 운동 완화에 따른 기저효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춰 술을 선택해 마시는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일본 맥주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실질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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