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국내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됐다. 정부는 이처럼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해왔지만, 거래시간 확대만으로는 근본적인 시장 접근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장에서는 야간 거래 활성화와 유동성 확보, 변동성 관리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외환시장은 전날부터 주말을 제외한 24시간 거래 체제로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거래 종료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사실상 하루 종일 거래가 가능한 구조로 바뀌면서 글로벌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의 핵심 과제로 거래시간 확대를 추진해왔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보다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MSCI의 평가는 기대와 다소 거리가 있었다. MSCI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시장분류 리뷰에서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등재를 유보했다. 한국 시장당국의 제도 개선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시장 참여자들은 여전히 근본적인 접근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MSCI는 원화의 역외 실물 인도가 불가능한 점과 인덱스펀드 운용사의 외환 운용 유연성 부족, 공매도 재개에 따른 운영상 부담 등을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거래시간 확대는 시장 접근성 개선의 일부에 불과하며 외환시장 구조와 투자 환경 전반에 대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외환시장 24시간 거래 체제가 예정대로 시행된 만큼 국내 시장에서는 거래시간 확대에 따른 변동성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최규호 연구원은 “거래시간 연장 이후 외환시장 변동성은 야간 시간대를 중심으로 30.4%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간-야간-주간 거래 사이클이 정착되면서 아침 개장 시 발생하는 시장 충격은 41.6% 감소해 일부 긍정적인 효과도 확인됐다.
시장 규모 확대 이전 초기 야간 시장은 유동성이 얇아 변동성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수요가 야간 현물시장으로 원활하게 연결되지 않을 경우 역내외 환율 간 가격 괴리가 확대되면서 변동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후속 과제로 역외 원화결제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오는 9월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관련 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역외 결제망 구축과 시장 참여 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은 거래시간 확대의 효과와 부작용이 동시에 나타나는 과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톨릭대 경제학과 양준석 교수는 “일전에 새벽까지 외환 거래 시간을 늘렸을 때에도 큰 영향이 없었기 때문에 당장은 마찬가지로 크게 변할 것은 없다고 본다”며 “이전까지는 장 초반 변동이 컸으나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면 평상시 변동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다만 지금까지는 마감시간이 있어 일정 부분 사이드카 역할을 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그런 역할이 사라지기 때문에 외환당국의 모니터링과 개입이 필요하다”며 “현재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나라의 규모에 비해 작은 상황으로, 거래를 활성화하고 시간을 늘려 외환시장을 키워야 하고, 이외에도 투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금융상품을 다양화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원화시장 접근성을 높일 수 있고, 가격 발견 기능을 제고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야간 거래 시간에 얼마나 많은 시장 거래 참여자들이 유입되는지에 달렸다”며 “변동성을 줄이는 건 2차 목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유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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