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AI가 텍스트를 입력받고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처리하는 최소 단위인 '토큰(Token)'을 중심으로 국내 통신업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토큰은 AI 시대의 새로운 경제 단위로 AI 모델의 추론이 늘어날수록 처리하는 토큰 수도 증가하고 이에 따른 비용도 커진다.
SKT와 KT는 최근 토큰을 AI 시대의 핵심 경제 단위로 규정하며 이를 중심으로 한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SKT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토큰을 생산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는 반면 KT는 토큰 사용량을 관리하고 과금하는 플랫폼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AI 에이전트와 추론형 AI가 확산되면서 토큰은 AI 서비스의 성능과 비용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KT는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이스트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토큰 경제'를 겨냥한 신규 사업인 '토큰 팩토리(Token Factory)'를 공개했다.
박윤영 KT 대표는 "사용량에 대한 과금은 통신사만큼 잘하는 곳이 없다"며 AI 토큰 게이트웨이와 AI 데이터센터(AIDC), 통신 과금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토큰 팩토리는 AI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토큰의 생성과 중개, 과금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KT는 전국 AI 데이터센터와 자체 토큰 최적화 엔진, 통신사의 정교한 과금 기술을 결합해 기업들이 AI 사용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AI 시대의 새로운 경제 기본 단위는 비트가 아니라 토큰"이라며 "글로벌 빅테크도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전환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토큰 비용을 가장 큰 부담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초정밀 과금 역량"이라며 "통신사의 강점을 AI와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화두는 지난 2일 열린 '2026 암참 AI 포럼'에서도 제시됐다. 다만 SK는 토큰 자체보다 이를 생산할 수 있는 AI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유영상 SK SUPEX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60년간 대한민국 수출을 이끈 것이 반도체였다면 앞으로 60년을 이끌 새로운 수출품은 토큰"이라며 "대한민국은 반도체 수출국에서 토큰 수출국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이 언급한 '토큰 수출'은 AI 서비스를 통해 토큰을 처리·생산할 수 있는 AI 인프라와 생태계를 구축해 이를 국가 경쟁력으로 육성하자는 의미다. AI 모델이 생성하는 토큰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GPU, 전력 인프라, 파운데이션 모델 등 AI 풀스택 역량 확보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유 위원장은 "한국은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토큰을 생산하는 AI 팩토리는 부족하다"며 "기가와트급 국가 AI 플랫폼과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토큰을 찍어내는 공장인 AI 팩토리를 짓는 역량이 향후 수십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SK는 SKT를 중심으로 전국에 총 15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수록 토큰의 전략적 가치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AI는 앞으로 전기나 통신처럼 산업과 일상 전반에서 사용하는 필수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기요금이나 통신요금을 내듯 AI도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산업과 공공, 일상 영역에 AI가 결합되면 이를 측정하는 최소 단위가 토큰이 된다"며 "결국 토큰은 AI 시대의 핵심 경제 단위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