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로드리가 발롱도르 위너의 품격을 보여줬다.
7일(한국시간) 오전 4시 텍사스주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을 치른 스페인이 포르투갈을 1-0으로 제압했다. 스페인은 오는 11일 미국과 벨기에 경기 승자와 8강을 치른다.
양 팀의 중원 맞대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포르투갈에는 파리생제르맹(PSG) 최전성기 핵심으로 활약 중인 비티냐와 주앙 네베스가 중심을 잡았다. 브루누 페르난데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전방 영향력에 집중했기 때문에 사실살 포르투갈 중원은 ‘PSG 듀오’가 맡았다. 스페인은 페드리와 로드리를 내세웠다. 경기를 푸는 스타일이 전혀 다른 두 팀의 미드필더들이었기 때문에 맞대결 결과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결과를 요약하자면 ‘로드리에게는 어림도 없었다’로 정리할 수 있었다. 페드리가 기대만큼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사실상 구도는 로드리와 PSG 듀오의 승부로 전개됐다. 로드리의 완승이었다. 축구의 미래라고 불리는 PSG 전력에서 압도적인 기동력과 경합 능력으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비티냐와 네베스도 현대 축구의 정수인 수비형 미드필더 최강자 로드리에게는 이날만큼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비티냐와 네베스의 최대 강점은 활동량이다. 전환 상황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최근 축구 트렌드에서 강한 압박과 공수 가담을 끊임없이 수행해야하는 미드필더의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두 선수는 매우 적합한 인재다. 좁은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발기술은 비교적 덜 완벽하지만, 이를 지우는 공간 커버와 몸싸움 그리고 전진성이 이들의 최대 무기다.
반대로 로드리는 기동력보다는 안정감이 두드러지는 유형이다. 거목 같이 3선을 버티고 서있으면서 빌드업을 주도하고 상대 압박에도 발기술과 피지컬을 적절히 활용해 공을 지키는 데 특화됐다. 어쩌면 ‘축구’ 자체 실력은 로드리가 한 수 위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 경기에서도 로드리는 두 포르투갈 미드필더의 견제에도 무리없이 공격 전개를 이어갔고 필요할 때는 몸싸움 한 번으로 둘을 날려버리기까지 했다.
기술이란 무엇인지 가르침을 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에너지 레벨을 최대로 높여야 장점이 사는 비티냐, 네베스와 다르게 로드리는 본인을 중심으로 도는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경기 템포를 늘렸다 줄였다 자유자재로 조절했다. 양 팀 통틀어 최다 터치인 106회를 가져가면서 패스 성공률 94%(87/93)나 기록했다. 이중 공격 지역 패스는 무려 13회나 됐다. 꼬꼬마 포르투갈 미드필더의 압박도 지상 볼 경합 100%(4/4)의 피지컬로 모조리 버텨냈다.
그동안 부상으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로드리가 마침내 발롱도르급 기량을 되찾았다는 평가다. 한때 로드리는 수비형을 빼고도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혔다. 맨체스터시티의 전성기를 이끌면서 2024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첫 수상 사례였다. 그러나 이어진 시즌 십자인대 부상으로 1년 가까이 재활을 해야 했다. 워낙 큰 부상이었는지라 복귀 후에도 전성기 기량과는 멀어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월드컵을 통해 로드리는 서서히 기량을 되찾고 있다. 부상 전 같은 폭발력과 클러치 능력은 줄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의 덕목은 여전히 최고 수준의 감각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20대 젊은 피 미드필더를 상대로 기품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한 수 위 기량을 입증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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