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실패를 맛본 한국축구를 향해 전문가들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월드컵 이후, 한국축구 살리는 골든타임 토론회’를 주최했다. 한국이 지난달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열린 긴급 논의의 장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 모두 한국축구의 전반적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고, 저마다의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진정 변화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장기적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다.
가장 먼저 발제한 김세훈 경향신문 스포츠부장은 “이번 월드컵은 정말 총체적 난국”이라며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을 안 할 수가 없다. 홍 감독이 사실 가장 큰 잘못을 한 건 맞다”고 말했다.
김세훈 부장은 홍명보 감독의 세부적인 전술, 대표팀을 하나로 묶지 못한 점을 들며 실패했다고 짚었다. 다만 김 부장은 홍 감독을 계속 몰아세우기보다 실질적으로 한국축구에 도움이 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세훈 부장은 “선수들에 대한 비판을 안 할 수 없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갈수록) 저하됐다. 두 번째 경기(멕시코전)보다 세 번째 경기(남아공전)가 더 나빴다. 팀 스태프가 컨디션 조절을 잘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선수들이라면 본인들이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장’으로 뛴 손흥민(LAFC)에 대해서는 “선수와 주장으로서 모두 실패한 대회”라며 “공격포인트가 없었고, 주장으로서 팀을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세훈 부장은 유소년 선수 때부터 승리보단 개인 성장과 발전에 주력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고, 개인기 중심·창의력 제고 중심 교육 개혁이 이뤄져야 한국축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희 제주 SK 전 단장은 ‘괴물 만드는 사회, 축구도 피하지 못했다’란 주제로 발표했다.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예로 든 김현희 전 단장은 “체코를 상대로 1승 했을 때, 방송하는 많은 이들의 태도와 표정, 말투를 봤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홍명보호가) 응원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감독 선임 당시) 물론 절차적인 것을 무시했다는 것과 지도력이 약했다는 점 등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운을 뗐다.
“우리는 계속 괴물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인 김현희 전 단장은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실수하는 순간 균열되고, 균열을 통해 (승부가) 결정되는 스포츠”라며 “실수한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감독이 선수의 실수를 말할 수가 없다. 그럼 선수 탓한다는 프레임이 씌워진다. 그러면 이 종목의 성장은 없다”고 단언했다.
김현희 전 단장은 현 한국축구의 문제점으로 선수들의 이기심·지도자들의 낮은 수준, 시스템과 리더십의 부재를 꼽았다.
류청 골포스트 대표는 ‘한국축구, 새로운 목표와 생태계 구축’이란 주제를 다뤘다.
그는 “한국축구의 생태계가 정말 부실하다고 느꼈다. 최상단에 대표팀밖에 없기 때문에 대표팀이 실패했을 때 한국축구 전체의 실패처럼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한국축구의 확실한 목표와 방향성이 없다고 짚은 류청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웨일스, 일본을 예시로 들며 “축구협회가 명확한 장기 목표를 세우고, 지도자와 심판, 행정가를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희 한국체육기자연맹 사무총장은 ‘이제 일본축구를 배우자’는 내용을 다뤘다.
장기성·일관성·전문성 세 가지 키워드를 내세운 심재희 사무총장은 일본축구가 발전해 온 길을 상세히 설명하면서도 “일본 우월론을 말하는 게 아니”라며 “일본도 그만큼 (지금의 수준까지 오기까지) 오래 기다렸다. 우리가 일본축구보다 조금 뒤처진 분위기지만, 시스템만 잘 갖추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심재희 사무총장은 “장기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맞춰 선수·지도자·대표팀·유소년을 함께 키우는 (일본의) 시스템을 배우자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안치준 프로축구연맹 리그운영본부장은 한국축구 전 분야의 체계적 인재 육성과 전문성 강화를 외쳤다.
“좋은 대표팀은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키워내는 것”이라고 설명한 안치준 본부장은 유소년 축구가 성적 중심이 아닌 선수 성장 중심으로 변화해야 하고, 선수들에게 더 나은 훈련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정부와 국회에서도 스포츠 인프라 투자, 지도자 지원, 유소년 육성 지원 등 도와주시면 앞으로 한국축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는 ‘공적 마인드의 부재’를 이번 월드컵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유상건 교수는 “2050 월드컵 우승 같은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축구를 통해 한국 사회에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지를 제시해야 한다”며 “축구를 통해 한국 사회 발전을 이끌고, 나아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한다는 정도의 큰 비전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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