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성역’ 발언 이병태, 靑 권고에 결국 자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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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성역’ 발언 이병태, 靑 권고에 결국 자진 사퇴

투데이신문 2026-07-06 23:13: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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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br>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배재고 야구부 응원구호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5·18이 성역이 됐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병태 대통령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자진 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이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전해왔고 청와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이 부위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했으며, 이 부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이 부위원장에게 “책임과 권한이 큰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임명된 주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국정 기조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경고 조치를 내렸으며, 이후 해당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해 사퇴를 권고했다.

이 부위원장은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구호를 외쳐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이를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해석해 논란을 낳았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5·18이 성역이 됐다”, “표현의 자유는 틀리고 거짓된 말도 사회가 허용해야 하는 기본권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돼야 한다” 등의 내용을 게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5·18 조롱 사태를 두고 성역이니, 북한이니 하며 가해자를 감싼 것은 이재명 정부 소속 공직자의 자격을 내던진 것”이라고 직격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표현의 자유가 아닌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도 논평을 내고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권리지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공동체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까지 허용하는 무제한적 권리는 아니다”라며 “고위공직자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부위원장은 자진 사퇴 이후 입장문을 통해 “최근 개인 SNS에 게시한 글이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됐다”며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판단과 자진 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 쓰인 간단한 구호마저 정치적 도구와 진영 간 이념 대결로 비화하는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만 더 유연하고 관대해지기를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 제 본의였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 의도와 무관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 정치적 민감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 모두에게 성역은 있지만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권력이 이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며, 자유와 방종의 경계까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전체주의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비록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려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개인과 기업 모두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며 살아가겠다”며 “그동안 보내주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카이스트 교수 출신으로 홍준표 전 대구시장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보수 성향 인사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통합 기조에 따라 지난 3월 총리급인 대통령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계엄 옹호 발언으로 물러난 강준욱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 부동산 관련 의혹으로 지명이 철회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이어 이재명 정부의 보수 영입 인사 가운데 세 번째 낙마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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