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측 "궁에 머물 것"…버킹엄궁 "초청 회신 기한 넘겨"
'경호 등급 마찰' 속 메건·자녀 런던 방문은 취소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의 영국 방문 계획을 둘러싸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해리 왕자는 내년 7월 10∼17일 버밍엄에서 열리는 국제 상이군인 스포츠 대회 '인빅터스 게임'을 1년 앞두고 6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영국에 머물 예정이다. 인빅터스 게임은 오래 군 복무한 해리 왕자가 2014년 창설한 대회다.
해리 왕자는 2020년 왕실 업무에서 물러나 미국 배우 출신 부인 메건, 아들 아치(7), 딸 릴리벳(5)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다.
BBC 방송은 이날 오전 해리 왕자가 버킹엄궁의 초청을 수락해 영국 방문 중 일부 기간에 버킹엄궁에서 머물 계획이라고 해리 왕자 측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약 한 시간 뒤 버킹엄궁은 해리 왕자가 궁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버킹엄궁 입장에 따르면 해리 왕자 측은 초청을 거절한다는 회신을 보냈다가 뒤늦게 초청을 수락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버킹엄궁 측은 궁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정한 회신 기한을 넘긴 터라 이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에 해리 왕자의 대변인은 버킹엄궁의 초청이 막판에 철회된 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버킹엄궁 체류를 둘러싼 잡음은 해리 왕자가 대중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리 왕자가 영국 일정을 본격적으로 소화하는 7일 해리 왕자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데일리메일 발행사인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를 상대로 낸 사생활 침해 손해배상 소송의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버킹엄궁 측은 헌법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국왕이 법정 소송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지 않도록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마찰은 해리 왕자 측과 버킹엄궁 사이에 불신과 소통 실패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것이며, 이번 주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온 부자간 만남을 더 복잡하게 하는 일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버킹엄궁 숙박 외에도 이번 방문을 놓고 잡음은 이어졌다.
해리 왕자는 그동안 여러 차례 영국을 찾았으나 이번에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온가족이 방문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방문 기간 영국 경찰이 왕실에 제공하는 공식 경호가 해리 왕자 가족에게는 제공되지 않아 해리 왕자가 가족 동반을 재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리 왕자는 경호 등급이 낮아져 가족들을 영국에 데려올 수 없다며 소송까지 제기했다가 패소한 이력이 있다.
이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며칠간 잇따르다가 해리 왕자 측은 결국 5일 메건과 자녀들은 런던 방문에 동행하지 않고 나중에 버밍엄에서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20년 왕실 업무에서 물러난 해리 왕자는 미국에 살면서 언론 인터뷰, 회고록 등에서 형 윌리엄 왕세자 부부를 비롯한 왕실 가족들과 겪은 불화를 공개했다. 대중지 상대 소송이 가족 불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리 왕자는 지난해 5월 방송 인터뷰에서 찰스 3세를 비롯한 가족들과 화해하고 싶다는 바람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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