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다. 지금도 마지막까지 작업을 할까 고민하고 있다. 이 영화를 몇천 번은 본 거 같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미련과 후회가 없다."
(왼쪽부터) 배우 조인성, 나홍진 감독, 배우 정호연, 황정민이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HOPE)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 뉴스1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본격적으로 베일을 벗을 준비에 나섰다. '호프'는 6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국내 첫 언론시사회를 열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현장에는 나 감독을 비롯해 출연진인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 참석했다. 포토타임에서 출연진들은 파이팅 포즈를 취하는 등 영화의 흥행을 기원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에 위치한 호포항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출장소장인 '범석'이 마을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마을 전체에 비상이 걸리면서 도무지 믿기지 않는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을 그린다.
나홍진 감독이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HOPE)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시사회에 뒤이은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나 감독은 "개봉하는 날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최종 후반 작업에 고심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는 "앞으로 (개봉까지) 남은 시간 관객 여러분들의 좋은 관람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호프'는 칸 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된 이후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 추가하는 등의 세부 변화를 거쳤다. 특히 일부 장면에 대해 나 감독은 "한 장면의 경우 버전이 거의 100개 가까이 있다. 어떤 버전이 극장에서 가장 효과적일지의 문제"라고 언급하며 "(칸과 비교해) 실제 5분 이상 삭제가 됐다. 3~4분 정도 최종적으로 추가된 부분도 있어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대해서는 '액션'을 중점적으로 짚었다. 나 감독은 "전작에 비해 폭력의 수위가 매우 낮은 영화"라며 "이 영화는 액션을 통해서 스토리를 느끼게 해야 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명확한 표현이나 묘사 없이 액션을 통해 이 영화가 담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인성의 경우 영화를 위해 승마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조인성은 "일주일에 2~3번씩 석 달간 연습했다"면서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다르게 동물이다 보니 말의 컨디션이 저와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급브레이크를 밟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말과 호흡이 정말 어렵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고 했다. 이어 "영화를 통해 배워가는 과정이 항상 있는데, 승마도 배우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영화에서는 다양한 액션신과 카체이싱 등이 잇달아 나온다. 이에 나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배우들의 안전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세분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영화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배우 조인성, 정호연, 황정민이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HOPE)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캐스팅 배경도 설명했다. 나 감독은 "황정민 선배는 '곡성' 끝나고 나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다른 영화로 함께하기로 했었다"면서 "그런데 시나리오 쓰다가 (황정민에게) 말하지 않고 이걸로('호프'로) 갈아탔다"고 했다. 그는 "5~6년 만에 시나리오가 나와서 연락을 드렸다. 감사하게도 승낙해주셔서 함께하게 됐다"며 "시나리오를 쓰면서 황정민 선배를 생각하며 썼다. 필연적인 자연스러운 캐스팅"이라고 말했다.
조인성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주변 배우들과 류승완 감독의 이야기가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나 감독은 "주변에 친하게 지내는 배우들이 조인성과 촬영을 자주 했다. 이분에 대한 말씀이 다 좋은 말이었다.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며 "류승완 감독님도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류 감독님의 작품을 보다가 '이분 모셔야겠다. 모시고 하면 잘하겠다'는 자신이 생겨서 연락드렸고 감사하게도 승낙해주셨다"고 말했다.
정호연의 캐스팅에는 황정민의 추천이 계기가 됐다. 나 감독은 "고민하던 중에 황정민 선배가 그 배우(정호연)를 꼭 만나보라고 하시더라.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고 만났는데 두 시간 정도 이야기 나누니 너무 재밌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런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평소에 갖고 있었다. 그래서 감히 (캐스팅) 부탁을 드렸고 귀한 시간 내주셔서 촬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세 사람의 연기에 대해서 나 감독은 "넘치고 남을 정도로 만족도를 느꼈다"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아울러 강렬한 엔딩 장면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나 감독은 "영화가 끝나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관객 여러분이 상상하실 것"이라며 "영화는 여기서 (지금처럼) 마무리되면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가 훌륭하진 않을지 몰라도 완결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보고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강렬한 액션 온다…나홍진 '호프' 어떤 영화인가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나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 독보적인 색깔을 남기며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왔다. 매번 새로운 장르적 실험을 이어온 나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인간과 외계 생명체 사이의 입장 차이와 서로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거대한 사건을 특유의 스토리텔링과 강렬한 스펙터클로 풀어낸다.
몰입감 넘치는 영상미와 치밀한 연출의 나 감독은 데뷔작 '추격자'(2008)를 통해 61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어 '황해'(2010)로는 개봉 이듬해인 64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후 내놓은 '곡성'(2016)은 국내에서만 687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도 성공했고, 69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으로 해외 평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번 신작 '호프'는 79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나 감독은 데뷔 이후 만든 모든 장편이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영화는 시골 마을을 습격한 정체불명의 존재를 쫓는 이야기로 시작해 마을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사투가 이어지고, 이후에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로 확장되는 구조다. SF적 상상력과 화려한 액션 스피드,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에 뜻밖의 유머까지 뒤섞이면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장르적 재미를 구현했다.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리듬으로 관객을 몰아붙이는 이 작품은 마치 '호포항' 한가운데 있는 듯한 생생한 몰입 경험을 극장에서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황정민·조인성·정호연 이어 할리우드 배우까지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는 인간과 외계인이라는 낯선 존재의 대비를 위해 호포항 사람들 역에는 한국 배우를, 외계인 캐릭터에는 해외 배우를 캐스팅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과 더불어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까지 참여하는 글로벌 캐스팅이 완성됐다.
'곡성'에 이어 나홍진 감독과 두 번째로 손발을 맞춘 황정민은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을 연기한다. 마을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 특유의 섬세하고 인간미 넘치는 연기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조인성은 호포항에서 이런저런 돈벌이가 되는 일이라면 뭐든 손대는 동네 청년 '성기' 역을 맡아 기존과는 또 다른 얼굴을 선보인다. 야생적인 생존 본능을 지닌 캐릭터를 통해 거친 매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을 소화하며 스크린을 장악한다.
정호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해내는 호포항 순경 '성애'로 분했다. 격렬한 카체이싱과 드리프트 장면은 물론 총격 액션까지 직접 연기하며 작품에 힘을 더했다.
외계인 캐릭터를 연기한 네 명의 배우들은 모션 캡처와 페이셜 캡처 촬영을 위해 직접 한국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후의 전사이자 군인 '마베이요' 역은 마이클 패스벤더가, 황후 '조르' 역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맡았다. 조르를 곁에서 모시는 시녀 '아이도보르'는 테일러 러셀이, 호포항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하층민 '바미기르'는 카메론 브리튼이 연기했다.
루마니아부터 해남·제주·합천까지...로케이션 스케일도 눈길
'호프' 포스터.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의 배경인 호포항은 비무장지대 인근에 자리한 가상의 마을이다. 항구를 낀 동시에 울창한 숲과 맞닿아 있으면서 외부와의 교류가 드문 시골 마을의 정서를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루마니아, 전남 해남, 제주도, 경남 합천 등 국내외 여러 지역을 오가며 촬영을 진행했다.
특히 외계인의 공격을 맞아 주민들이 사투를 벌이는 호포항 마을 장면은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 일대를 새롭게 단장해 촬영했다. 골목과 거리는 물론 상점, 광장, 버스터미널까지 마을 전체를 구현한 대규모 세트가 조성됐다. 현지 분위기와 디테일한 재현의 조화로 마을의 생생한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호프'는 칸 영화제 초청부터 국내외 배우 캐스팅까지 이뤄지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성으로 기대가 모이고 있다. 곧 스크린에서 국내 관객과 만날 영화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15일 개봉 이후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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