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불안의 시대, 잃어버린 설렘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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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불안의 시대, 잃어버린 설렘을 찾아서

경기일보 2026-07-06 19:14: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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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

 

2026년, 지구는 쉼 없이 신음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덮친 처참한 강진, 일본을 뒤흔든 지진, 미국을 태운 산불과 대지의 진동, 유럽을 삼킨 기록적인 폭염, 다시 깨어난 필리핀의 화산. 재난은 더 이상 낯선 뉴스가 아니라 일상이 됐다. 이상 기후가 예외가 아닌 상수가 된 시대, 우리는 지구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막연한 불안에 사로잡힌다.

 

첨단 기술의 발전은 희망과 함께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류의 미래 자체를 불확실하게 만들었다. 인류는 AI를 통제하고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여전히 두렵기만 하다.

 

국제정세 또한 마찬가지다. 언제 어디서 전쟁이 발발할지 예측하기 힘들고 어떤 무기가 사용될지, 전쟁을 일으키는 의사결정이 어떻게 집행될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초불확실성 시대다.

 

취업, 결혼, 건강, 노후 등 개인적인 불안에 더해 이제 나를 둘러싼 사회, 환경, 국제 문제까지 뒤섞이며 우리의 일상은 불안 그 자체가 됐다.

 

이러한 불안의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과연 현대사회 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때일수록 ‘나’의 주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불안을 견뎌내며 밤을 맞고 또 아침을 맞곤 한다.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사이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은 흘러간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살아남는 법’은 익혔지만 ‘살아가는 기쁨’은 놓쳐 버렸다. 하루를 버텨내는 일에 익숙해질수록 가슴 뛰는 순간은 줄어들고 세상에 적응해가는 사이 우리는 스스로에게조차 낯선 존재가 돼 간다.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과연 ‘설렘’이라는 감정이 내게도 남아 있는 것일까.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에는 나를 설레게 한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소풍 가기 전날 밤, 새로 산 운동화를 품에 안은 날, 새 책을 받아 달력 종이로 표지를 싸던 날. 그런데 어느새 나이가 들며 이제 가슴을 뛰게 했던 그 설렘을 잊은 지 오래다.

 

일론 머스크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살고 싶은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당신에게 영감을 줍니까. 어떤 미래를 사랑합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바라만 봐도 가슴 뛰고 인류의 일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지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주탐험과 같은 계획 말이다. 물론 그와 같은 괴짜 천재 흉내를 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슴뛰는 일을 하자는 그의 충고는 오랜 시간 마음을 울린다.

 

‘무엇이 나를 살아 있게 하는가’,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이야말로 불안한 시대를 견디며 살아가는 현대인이 가장 진지하게 자신에게 질문해야 할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문에서 “춤추는 별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 사람은 자신들 속에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썼다. 불확실성과 불안에 흔들리는 혼돈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삶을 진정 사랑하는 아모르파티의 교훈이 아닐까.

 

잃어버린 설렘을 다시 찾는 일.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나’를 찾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여행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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