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식품업계가 원가 부담 현실화와 내수 수요 둔화라는 이중 압력 속에서 실적 희비가 갈리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과 수출 성장 속도가 기업별 체력 차이를 결정짓고 있는 모습이다.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은 원부자재 가격 급등 이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확대되는 흐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밀, 팜유 등 주요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가 상승한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상승분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되며 올해 2분기 비용 부담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원가 부담을 방어할 수 있는 기업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될 전망이다.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환율 효과를 바탕으로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가 부담에도 해외 사업이 실적 견인
해외 매출 비중이 80% 수준인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영국 등 현지 법인을 통해 판매망을 확장하고, 국가별 맞춤형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 1월 중국 공장 가동 등 공급 여력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불닭 브랜드를 소스·간편식 등으로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맵(MEP)’, 프로틴 파스타 ‘탱글(Tangle)’ 등 신규 브랜드를 육성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오리온은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다국가 매출 구조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며 해외 사업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간식 채널 확대와 함께 두 자릿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러시아도 현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한국과 베트남 법인은 원가 부담 영향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일부 둔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해외 성장 기반이 실적을 지탱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이 2분기를 기점으로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기존 식품과 바이오 등 사업구조를 라이프스타일식품, 기술소재, 핵심소재 등 3개 부문으로 재편해 주력 부문의 성장성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해외 식품사업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1분기 식품 해외 매출은 1조55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농심은 2분기부터 원부자재 단가 인상 영향이 본격 반영되며 원가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라면 사업은 일부 판가 인하 영향과 내수 성장 둔화로 제한적인 성장 흐름이 예상되는 반면 해외 수출은 중국과 일본, 북미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실적을 일부 방어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글로벌 이커머스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오너 3세를 배치하며 해외 온라인 유통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K-푸드 수요가 온라인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국가별 판매 전략을 통합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체계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6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온라인 판매 확대와 물류 거점 확충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식품업계는 원가 구조보다 ‘어디서 팔리느냐’가 실적을 결정하고 있다. 내수 중심 기업과 글로벌 확장 기업 간 밸류에이션 격차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곧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으로 연결되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