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접근금지 못 막은 스토킹 살해⋯왜 반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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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접근금지 못 막은 스토킹 살해⋯왜 반복되나

일요시사 2026-07-06 17:47: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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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경기 성남에서 스토킹 피해를 신고한 뒤 신변 보호 중이던 여성이 전 연인이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스마트워치 긴급 신고로 경찰이 약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참변을 막지는 못하면서, 가해자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는 잠정조치의 실효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6일 성남중원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52분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골목길에서 50대 남성 A씨가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렀다.

B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피습 직후 스마트워치로 구조 신호를 보냈고 경찰이 신고 접수 약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피해가 발생한 뒤였다. A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자해를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약 4년간 교제하다가 헤어진 사이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의 퇴근 시간에 맞춰 기다렸다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사건 전 이미 경찰에 스토킹 피해를 호소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8일 “전 남자친구가 못 살게 군다”는 취지로 112에 신고해 분리 조치를 요구했고, 이틀 뒤에는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 접수 후 경찰은 A씨에 대해 서면 경고와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금지를 포함한 잠정조치를 신청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B씨에게는 긴급 신고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가 지급됐다.

다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잠정조치 3호의2나 유치장·구치소에 유치하는 4호 조치는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 이후에도 A씨가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해 스토킹 혐의로 고소하도록 권유했다”며 “당시엔 물리적 폭력 등 혐의는 드러나지 않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조치까지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회복하는 대로 살인 혐의로 체포해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별 통보나 고소 등 관계가 끊기는 국면에서는 보복성 범죄로 악화될 위험이 큰만큼, 접근금지 명령만으로 고위험 스토킹 사건을 막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워치는 위기를 알리는 장치일 뿐 가해자의 접근 자체를 차단하지 못하고, 접근금지 명령도 위반 이후에야 제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보호 공백 논란은 앞서 지난 3월14일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스토킹 보호 대상이던 20대 여성이 사실혼 관계였던 피의자 김훈(44)에게 살해된 사건으로, 당시 피해자도 스마트워치를 지급받는 등 보호조치를 받고 있었지만 결국 범행을 막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고위험 사건으로 판단되는 경우 피해자 신고에 의존하기보다, 가해자의 접근을 사전에 통제하는 조치를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양주 사건과 관련해 국회입법조사처는 스토킹 사건에서 고강도 잠정조치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4월 발행한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 행위자에 대한 잠정조치 전체 인용률은 81.4%였지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유치장·구치소 유치 조치 인용률은 각각 37.1%, 34.9%에 그쳤다.

경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신청은 2024년 325건에서 지난해 858건으로, 유치 조치 신청은 같은 기간 1225건에서 1684건으로 늘었다. 보고서는 법원의 소극적 적용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며, 스마트워치 지급 등 피해자 중심 조치에 머물 것이 아니라 행위자 중심의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에서도 최근 스토킹·교제폭력 대응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려는 입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28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 12명은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상 접근금지·연락금지 등 일부 잠정조치 기간이 최장 9개월로 제한돼, 재판 도중 기간이 만료될 경우 피해자 보호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형사사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3개월 단위로 계속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를 위반한 상태에서 다시 스토킹범죄를 저지를 경우 가중처벌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스토킹 등 교제폭력을 별도 법체계로 포섭하려는 법안도 나왔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3일 기존 가정폭력처벌법을 ‘친밀한 관계 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권리보장에 관한 특례법’으로 전면 개편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안은 혼인·혈연 중심의 ‘가정’ 개념에서 벗어나 교제 관계나 사실혼, 동거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특례법 적용 대상으로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행위자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의무화하고, 접근금지와 전자장치 부착, 통신·정보 접근 차단, 피해자 가족에 대한 접근금지 등의 임시조치를 두도록 했다.

그러나 이들 법안은 아직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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