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대포폰과 보이스피싱 차단을 위해 휴대전화 개통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때 신분증만 제시하던 방식에서 안면인증 등 다중 인증 체계가 도입돼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6일부터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는 대리점·판매점 등 대면 채널은 물론 온라인 비대면 채널까지 모든 개통 과정에 강화된 본인확인 절차를 적용한다. 이는 신분증 위·변조와 명의도용이 고도화되면서 기존 신분증 확인만으로는 부정 개통을 차단하지 못하는 데 따른 것으로 정부는 지난해 말 시범 운영을 거쳐 제도를 확대했다. 대상은 휴대전화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이다. 같은 통신사 내 기기변경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개통자는 안면인증과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당일 발급 주민등록초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본인확인을 받으면 된다”며 “안면인증은 현장에서 촬영한 얼굴과 신분증 사진을 대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는 안면인증 의무화를 추진했으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생체정보의 민감성과 이용자 선택권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체수단을 포함한 다중 인증 방식으로 수정했다. 정부는 다만 안면 영상이나 생체정보를 별도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하지 않고 본인 여부 결과값만 관리한다는 입장이지만 얼굴 정보 활용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직장인 송 모(32·대전 서구) 씨는 “범죄를 막기 위해 본인확인을 강화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얼굴을 인증받는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찜찜하다”며 “대기업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내 안면 정보까지 유출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시행 초기 현장 혼선도 변수다. 안면인증은 조명, 촬영 각도, 신분증 사진과 현재 얼굴의 차이 등에 따라 실패할 수 있어서다. 충남 천안의 통신사대리점 업주는 “안면인증이 한 번에 되지 않아 여러 차례 다시 촬영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때마다 모바일 신분증이나 주민등록초본 등 대체수단을 안내하다 보면 개통 시간이 예전보다 길어지는 편”이라며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절차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려 현장에서 하나씩 설명해드리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범죄 차단 효과를 높이되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달렸다. 과기부는 내달 생체인증과 계좌인증, 영상통화 등을 결합한 다중인증 체계를 마련하고 9월엔 주민등록초본 위·변조 여부를 자동 확인하는 시스템을 본인확인 절차에 연계할 계획이다. 이어 10월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11월부터는 가입제한서비스를 기본 제공으로 전환하고 외국인 신분증 진위 확인과 회선 개통 관리도 강화해 명의도용과 대포폰 유통을 차단할 방침이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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