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법 여부 점검 이유로 공사 중지…주민들 환경 훼손 비판
(홍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정부가 위법 여부 점검을 이유로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 공사 중단을 주문한 가운데 풍천리 주민들과 진보정당이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주민들 입장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규모 국책사업을 백지화할 경우 마주해야 할 막대한 매몰 비용과 신뢰성 하락 등 부담이 상당해 전면 재검토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공사가 중단된 홍천 화촌면 풍천리 양수발전소는 한국수력원자력이 1조7천400여억원을 들여 2032년까지 홍천군 풍천리 일대에 600㎿ 규모의 상·하부 댐과 발전소를 건설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2024년 3월 국도 56호선 이설도로 건설 공사 착공에 이어 올해 4월 발전소 부지 벌목 공사 등이 진행됐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2019년 사업이 결정된 이후 줄곧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과 환경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반대해왔다.
이창후 홍천풍천리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 총무는 6일 "주민들이 국내 양수발전소 7곳을 모두 다녀봤지만, 댐 하부 지역 자연 등이 훼손되지 않은 곳이 없었다"며 "거액의 세금을 들여 조성하더라도 실제 양수댐의 전기 생산량은 태양광 발전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도 크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사업 선정 초기부터 정작 살고 있는 주민들은 철저히 배제된 채 사업이 기만적으로 추진됐다"며 "사업 각 주체는 밀어붙이기식 태도를 벌이고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꼭 필요한 국책사업이라면 자연을 파괴하는 대신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최신 기술을 도입하거나 청평처럼 상부댐만 짓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사업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강원도당도 이날 "홍천 양수발전소 사업은 출발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사업"이라며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홍천군, 정부는 인허가 관련 서류를 공개하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했고 주민들이 대통령실과 국정기획위원회로부터 서류 공개와 전면 재검토 약속까지 받았음에도 정부는 이를 번복하고 실시계획 인가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풍천리는 산림청이 지정한 100대 명품 숲이며 잣나무숲을 품은 상태 자연 1등급 지역이자 수달과 삵 등 멸종 위기종의 서식지"라며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명분으로 온전한 숲과 마을 공동체를 수몰시키는 사업은 기후정의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은 진입도로 조성 등 모든 사전공사를 포함해 공사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는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비롯한 모든 인허가 서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위법 여부를 성역 없이 조사해야 하며 결과를 토대로 사업 전면 재검토와 백지화를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4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홍천 화촌면 풍천리 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장관은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 사업 공사를 한 달간 중단하고, 사업 추진의 절차적 위법성 등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간담회에서 주민들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기에는 공사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 부담이 따라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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