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이연주 기자] 은행권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예금보험료와 지급준비금 등 법적비용을 가산금리에 반영하지 않는 제도가 시행 6일째를 맞았다. 이번 조치로 신규 대출과 만기를 연장하는 차주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였으나, 실제 현장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효과는 시장금리 변동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엇갈린다.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한 금융당국의 지속 점검과 후속 보완책 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0.1~0.2%p 하락 요인 발생…신규·만기연장 대출부터 적용
지난 1일부터 시행한 법적비용 반영 금지 조치에 따라 국내 은행은 예금보험료, 지급준비금,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 법적 의무 비용과 일부 정책성 출연금을 대출 가산금리 항목에서 일제히 제외했다.
이번 제도는 은행이 전액 부담해야 하는 법적비용을 가산금리 형태로 금융소비자에게 넘기던 관행을 개선하고자 마련했다. 적용 대상은 제도 시행 이후 취급한 신규 대출과 만기를 연장한 대출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법적비용을 가산금리에서 제외하도록 기준이 바뀌면서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대출에도 해당 내용이 반영되고 있다”며 “통상 0.1%~0.2%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금리 상승세에 묻힌 인하 효과…은행별 산정 방식도 제각각
가산금리 인하 요인이 생겼지만 현장 차주가 느끼는 완화 효과는 크지 않다. 은행마다 대출 상품 구조와 기준금리 산정 방식이 다른 데다, 최근 시중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법적비용을 제외해 가산금리가 내려갔어도, 대출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가 오르면 전체 대출금리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오를 수 있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법적비용이 빠지면서 대출금리 자체는 낮아진 것이 맞아 차주의 부담도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는 흐름이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폭은 시장금리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 교수는 “이번 조치로 대출금리를 소폭 낮추는 요인은 될 수 있겠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의 큰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예금자보험료 등 관련 비용이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는 금리 상승을 일부 완화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도 안착의 조건…시장금리 변동 추이 연동 모니터링 필수
금융권에서는 제도 실효성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선 향후 신규 대출 데이터를 관건으로 본다. 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 수치를 투명하게 반영하는지, 다른 가산금리 항목을 우회 인상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는지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제도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장금리 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코픽스(COFIX) 등 주요 지표금리 추이와 가산금리 변동 폭을 비교 분석하는 상시 점검 체계가 필요하다.
양 교수는 “제도 시행 이후에는 실제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와 비교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코픽스(COFIX)등 시장금리 변동과 비교해 대출금리의 변동성이 달라지는지, 제도가 실제 금리 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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