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분을 반영해 최고가격을 리터당 150원씩 전격 인하한 지 일주일여 만에 전국 주유소 곳곳에서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까지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하며 운전자들의 부담을 키웠던 기름값이 180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그간 발길이 뜸했던 주유소 현장에도 다시 활기가 도는 모양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98.28원, 경유는 1886.05원을 기록하며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전국에서 휘발유가 가장 싼 지역은 대구와 울산으로 1,870원이다. 전국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서울의 1,930원보다 60원 이상 저렴하다. 경유가 가장 싼 지역은 인천으로 1,858원이다. 최고가 지역인 제주도의 1,920원보다 62원 저렴하다.
특히 6월 25일을 기점으로 유가는 하락세로 접어들었으며 7월에 들어서는 눈에 띄게 하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월 25일 휘발유와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각각 2,006원과 1,998원이었다. 10여 일이 흐른 현재 휘발유와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각각 1,898원과 1,886원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휘발유와 경유의 뚜렷한 하락세에도 옥탄가가 일반 휘발유 대비 높은 고급유는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더딘 편으로 나타났다. 6월 25일 고급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2,433.29원이었다. 7월 5일 기준 전국 평균 가격은 2,380.35원으로 약 53원가량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가격 편차는 개별 주유소의 기존 재고 물량과 일일 판매량 차이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확인됐다. 평소 판매량이 많아 높은 가격에 매입한 기존 재고를 빠르게 소진한 주유소는 인하된 공급가격을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다.
반면 판매량이 적거나 고유가 시기에 매입한 재고가 많이 남은 주유소는 손실 부담으로 인해 가격 조정을 늦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농촌과 도서지역 비중이 높은 지방의 경우 도심에 비해 추가적인 운송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주유소는 여전히 2,000원 안팎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휘발유와 경유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그동안 전기차로 쏠렸던 구매 수요가 하이브리드로 이동할 가능성도 전망된다. 전기차는 차량 가격이 높은 만큼 보조금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유가가 지속되며 차량 구매를 서두르는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대거 이동하며 보조금 소진 속도 역시 빨라졌다.
전기차를 계약했지만 긴 대기기간과 보조금 소진 속도에 지친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전기차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일반 휘발유 차량 대비 유지비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하이브리드의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같은 흐름은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는 지난 6월 국산차 판매량 1위를 달성하며 1만 62대가 판매됐다. 주력인 하이브리드 모델 출고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수치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더 뉴 그랜저는 출시 첫날 1만 277대 계약을 기록한 데 이어 7월 1일 기준 누적 계약대수가 1만 4,000여 대를 넘어섰다. 특히 전체 계약의 68~70%가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그랜저는 차량 가격이 500만 원가량 가격이 인상됐다. 높아진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오히려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 적극적으로 선택한 셈이다. 유가 하락세에도 연비와 정숙성을 앞세운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여전히 강하다는 방증이다.
김예준 기자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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