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 남 일 아냐"…커지는 대형마트 위기론, 규제 손질은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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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태 남 일 아냐"…커지는 대형마트 위기론, 규제 손질은 '쿨쿨'

이데일리 2026-07-06 15:52: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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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사실상 청산 수순에 들어가면서 멈춰 있던 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온라인 유통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간 지 오래지만 대형마트는 여전히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새벽배송 규제 등)에 묶여 있어서다. 완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정작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수개월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홈플러스 일산점에 폐점 안내 고별 포스터가 붙어 있다. 해당 점포는 현재 영업을 종료한 상태다. (사진=한전진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홈플러스 일산점에 폐점 안내 고별 포스터가 붙어 있다. 해당 점포는 현재 영업을 종료한 상태다. (사진=한전진 기자)


6일 업계에 따르면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에 월 2회 의무휴업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 제한 등을 적용 중이다. 점포를 활용한 새벽배송도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다. 국회에는 의무휴업 완화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등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지난 5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실질적인 논의는 멈춰 있다. 전통시장·노동계 반발 등이 맞물리면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업계는 온라인으로 재편된 시장과 제도 사이의 괴리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지출이 1% 증가할 때 대형마트 매출은 0.264% 감소했다. 반면 편의점(0.324%)과 기업형슈퍼마켓(0.221%)은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다. KDI는 “온라인 유통이 급성장했지만 규제 부담은 특정 업태에만 편중돼 있는 상황”이라며 “현행 유통 규제의 실효성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5.1%에서 올해 5월 8.1%까지 떨어졌다. 국가데이터처 기준 올해 1~5월 대형마트 소매판매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감소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대형마트 경기전망지수(RBSI)는 올해 1분기 64, 2분기 66으로 기준선(100)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2021년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 역시 단순히 개별 기업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홈플러스 퇴장에 따른 이마트·롯데마트의 단기 반사이익은 가능하지만 온라인 침투 확대와 소비 패턴 변화, 규제 등 구조적 제약이 여전해 장기적으로 업황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홈플러스 사태가 MBK 차입 매수 등 기업의 부실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업태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는 것이다.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관련해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운 예외적 규제”라고 평가했다. 소비자 인식도 변한 지 오래다. 한국유통학회가 지난 4월 실시한 조사에서도 새벽배송 허용 찬성이 65.1%, 의무휴업 완화·폐지 응답은 59.5%로 나타났다. 반면 소상공인단체와 노동계는 규제 완화가 골목상권과 노동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규제 완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홈플러스 청산이 현실화할 경우 관련 논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 규제를 푸는 것이 그동안의 영업 규제가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아 홈플러스 사태를 더 키웠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사실상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서다. 이런 정치적 부담에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일정까지 맞물리면서 관련 법안 처리는 좀처럼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 이후 규제 완화 논의가 다시 부각됐지만 청산 국면에서는 정부와 국회 모두 더 신중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 사이 시장 현실과 제도 간 간극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규제를 유지할지 풀지보다 지금의 제도가 정책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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