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일환으로 호남에 수백조원의 반도체 투자 계획이 발표되자 국민의힘 내에서 '지역 차별', '기업 팔비틀기' 등의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연일 찬성 메시지를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에서도 이번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만큼 중도 보수 노선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호남만 별다른 산업 없어…반도체 단지 반대 안 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호남 지역에 약 800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것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배경에 국가 권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며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의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반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당초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이 거론됐을 때부터 긍정적인 입장을 내어 왔다.
그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에 "호남에 입지조건만 된다면 반도체 단지가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 이래 영남은 창원을 중심으로 중공업이 자리 잡았고, 울산을 중심으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으로 우리나라를 견인하는 공업지대로 자리 잡았다. 부산은 수출주도형 산업효과로 물류도시로 우뚝 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구만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GRDP가 30년째 꼴찌일 뿐"이라며 "80년대 들어와서 경기도, 충청도를 중심으로 반도체, 전자 산업등이 자리 잡았는데 유독 호남만 별다른 산업 없이 농업중심도시로 남아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계획에 대해 국토균형 발전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홍 전 시장은 "정략적인 조치가 아니라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전국적인 산업 재배치가 정쟁의 도구로 되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했다.
"대구 쇠락은 지역 정치인 탓…호남 반도체 투자는 자업자득"
홍 전 시장은 호남 반도체 투자 발표를 비판하는 야당 일각을 향해 "대구가 저렇게 쇠락한 것은 지역 정치인들 탓"이라며 "반도체 투자 발표에 시비를 걸고 있지만 그건 모두 니(너희)들의 자업자득"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경남도지사와 대구시장 재임 시절 성과를 언급하며 "경남 미래 50년 사업에 전력을 기울였고, 대구 미래 100년 사업에 전력을 다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대구의 경우 고담시티로 조롱받던 도시가 청년들이 돌아오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30년 전 섬유 산업이 쇠락해질 때 산업 대개편을 시작했어야 하는데 자리만 지킨 대구 정치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홍 전 시장은 "3년 동안 나 홀로 고군분투 해본들 힘이 부쳐 더 이상 할 방법이 없었다"며 "그래서 다시 대권에 도전했고, 실패하자 대구 미래 100년을 위해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나를 두고 대구 경제가 나빠진 데에 책임이 있다고 떠드는 놈들은 참 나쁜 놈들"이라며 "대구를 망친 것은 일할 줄도 모르고 머릿속이 텅 빈 니들이 국회의원이라고 폼 잡고 으스대고 설치고 다녔기 때문이다. 갈라파고스가 더 이상 되지 말라"고 덧붙였다.
국힘 '호남 반도체 반대'에 "경부고속도로 반대하던 야당의 모습"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물과 전기 부족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을 두고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던 야당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홍 전 시장은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물이 부족하면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면 되고, 전기가 부족하면 SMR(소형모듈원전) 건설을 통해 산업용 전기를 보완해 주면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인프라 부족 지역은 영원히 그대로 살라고 방치하는 건 국가가 할 일이 아니"라며 "대형 산업들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국토 대개조 사업인데 그걸 지금 정쟁으로 삼는 건 마치 경부고속도로 건설 때 반대하던 야당의 모습이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울산은 6만도 안되던 농촌도시에서 국가의 투자로 한국 중화학 공업의 중심도시가 됐다. 포항은 허허벌판 해안가에 국가의 투자로 포항제철을 세워 세계적인 제철 강국이 되지 않았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창원도 5만도 안되던 농촌도시에서 국가의 투자로 한국 중공업의 중심도시가 됐다. 두바이 역시 6만도 안되던 어촌에서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된 건 산업 인프라를 국가가 깔아 주고 투자유치를 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과 영남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한국사회를 그동안 소외됐던 호남지역까지 확장시키는 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걸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며 "다만 대구가 이번 투자에서 소외된 건 유감"이라고 했다.
"호남 반도체, 국가에 굉장한 이득…반대 말아야"
홍 전 시장은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에 대해 "국가 전체로 봐서는 굉장한 이득"이라며 정치권에 협조를 촉구했다.
그는 4일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서 "호남에 반도체를 투자하는 것은 국토 균형 발전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을 키운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홍 전 시장은 "박정희 대통령 이후 대한민국의 발전은 수도권과 영남 중심이었고, 호남은 농업 중심 도시로 남아 개발과 발전에 소외돼 왔다"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단지 조성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정주 여건을 국가가 책임지고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력 공급 방안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용수 확보 방안으로 지리산댐 건설을 거론하면서다.
이어 고급 인력이 호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확충하고 대형 병원 분원과 문화시설, 공항까지 갖춰야 한다고 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페이스북에서도 "인프라 부족 지역을 영원히 그대로 살라고 방치하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전력과 용수 부족을 정부 투자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호남 반도체 투자를 정쟁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정희 정부의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야당의 반대를 언급하며 "이것은 국토 대개조 사업이자 국토 균형 발전 사업이므로 반대하지 말고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현 정부 임기 초반에 사업을 궤도에 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전 시장은 "정권이 바뀌어 정책이 뒤집히는 일이 없도록 초기 4년 동안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뽑은 대구, 수천조 사업서 1원도 못 받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 투자 대상에서 대구 지역이 제외된 것을 두고 6·3 지방선거의 정치적 선택 결과라며 지역 사회의 자성을 요구했다.
홍 전 시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정부와 기업이 합작 투자하는 수천조 원 사업에 대구는 단돈 1원도 가져오지 못했다"며 최근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에서 대구가 소외된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 전 시장은 게시글에서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자신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내가 지난 지방선거 때 김부겸을 뽑아서 대구 미래 100년을 완성하자고 하지 않았나"라며, 당시 내란 관련 혐의로 기소됐던 추경호 현 대구시장을 선출한 점이 정부 투자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정부 중점 과제가 내란 청산인 상황에서 추 시장의 선출은 대구 미래 사업의 무산 가능성을 예견케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것은 속담일 뿐이고 현실은 미운 놈은 떡을 하나도 안 준다는 거다"며 "이제 와서 징징거려 본들 돌아볼 사람이 있겠나"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을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홍 전 시장은 "대구 국회의원들이 무슨 대책이 있고 정책이 있나"라며 "이대로 투자 유치가 현실화되지 못하면 대구는 지역내총생산 최하위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구 지역 유권자들을 향해 "제발 자각하고 자성하라"며 "고담시티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대구 청년들만 불쌍하다"고 덧붙였다.
국힘 우재준 "이재명에 잘 보이려?" vs 홍 "계파 졸개"
"호남 반도체 찬성했다고 감히 나를?…너흰 대구 위해 뭐 했느냐"
이처럼 홍 전 시장이 호남 반도체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자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싶은거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우재준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홍 전 시장의 전날 글을 인용하며 "대구·경북은 반도체 산업 입지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지역"이라며 "정치적 고려로 호남에 반도체 산업이 배치된다면 대구·경북 주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홍 전 시장은 대구 경제 침체를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말씀하고 계신다"며 "대구 경제의 현 상황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분 가운데 한 분이 바로 전직 대구시장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상대당 후보를 지지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지역 산업 유치의 기회마저 놓칠 수 있는 상황을 두둔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며 "아무리 이재명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싶다고 해도 전직 대구시장이라면 최소한 양심과 책임감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그러자 홍 전 시장은 즉각 SNS를 통해 "대구시장으로 있으면서 5대 신산업 유치와 육성에 전력을 다했다"며 "신공항 추진· 군위 SMR유치· 달성 제2 국가산단· 로봇테스트필드· AI데이터센트· UAM사업추진 등이 그것이다"고 했다.
이어 "이런 신산업을 유치할 때 대구지역 국회의원 그 누구도 도와준 일이 없고, 대구 국회의원들이 대구를 위해 무얼 했는지 기억나는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홍 전 시장은 "내가 호남반도체를 찬성한 건 국가 백년대계를 보고 한 말이었다"며 "그런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자리만 지키는 국회의원, 계파 졸개가 '대통령에게 아부하는 말'로 치부하는 등 감히 나를 비난하고 있다"고 우 의원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능력이 안 되니 지역감정이라도 내세워 국회의원 자리라도 지키려는 모습들이 가련하다"면서 "너희들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한 대구시민들이 불쌍하다"며 우 의원 등 TK(대구경북)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틀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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