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회수하지 않아도 벌레가 섭취해 처리할 수 있는 친환경 전자소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대량으로 설치하는 환경·바이오 센서의 전자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인하대학교는 심봉섭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윤명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벌레 섭취 기반 처리가 가능한 친환경 유기 전기화학 트랜지스터(OECT)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OECT는 전해질 속 이온의 움직임을 이용해 미세한 전기 신호를 증폭하는 센서형 전자소자로, 낮은 전압에서도 작동해 바이오센서와 환경센서 등에 폭넓게 활용한다.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인 PEDOT:PSS에 자연계 점토 광물인 몬모릴로나이트(MMT)를 혼합해 전자소자의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벌레가 섭취할 수 있는 핵심 소재층을 구현했다.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점토 광물이 포함됐음에도 소자는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종이 기판의 약점인 습기에 대한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기판 강도를 보강하고 표면을 처리해 습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인쇄형 전자소자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제작한 소자를 슈퍼웜의 먹이로 제공해 실제 섭취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슈퍼웜은 기판과 전극, 핵심 소재층을 포함한 소자 전체를 섭취했으며, 90% 이상의 생존률을 유지한 채 약 1주일 만에 3㎝×3㎝ 크기 소자 1개를 모두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자 섭취 후 배설물을 분석한 결과 소자를 구성하는 물질에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난 신호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환경 모니터링과 헬스케어, 스마트농업 등 대규모 센서가 활용되는 분야에서 전자폐기물 저감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심봉섭 인하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기존 연구가 개별 소재의 벌레 섭취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연구는 실제 작동하는 전자소자에서도 벌레 섭취 기반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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