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1만원의 기적’ X클럽 사기 피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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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1만원의 기적’ X클럽 사기 피해담

일요시사 2026-07-06 14:17: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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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11만원으로 시작해 수억원대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곳이 있다. X클럽이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기적의 플랜’은 전국 설명회를 타고 퍼졌고,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도 우후죽순 늘고 있다. 이들은 아직도 전국 팔도를 누비며 ‘달콤한 플랜’을 열변 중이다.

박씨가 X클럽을 처음 알게 된 건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였다. 당시 박씨는 직장생활을 잠시 쉬고 있었다. 지인은 “돈 벌 수 있는 게 있다”며 설명회 참석을 권했다. 처음부터 큰돈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시작 금액은 11만원. 박씨는 큰 부담 없이 한번쯤 들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동업자”

설명회에서 들은 사업 구조는 단순해 보였다. 제품을 구매하면 회사 매출이 발생하고, 그중 일부가 참여자에게 돌아온다는 내용이었다. 업체 측은 이를 ‘동업’이라고 설명했다. 돈을 맡겨 이자를 받는 투자상품이 아니라, 함께 제품을 구매하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라는 취지였다.

박씨가 처음 들어간 것은 A 플랜이었다. X클럽은 내부 수익 프로그램을 ‘플랜’이라고 불렀다. 플랜은 여러 단계로 나뉘었고, 각 단계를 ‘회차’라고 했다. 1회차, 2회차, 3회차 식으로 순서를 따라가며 돈을 넣고, 일정 회차까지 이어가면 더 큰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구조였다.

초반에 오간 금액은 크지 않았다. 11만원을 넣으면 제품을 받고, 일부 금액을 돌려받는 식이었다. 박씨는 “처음엔 실제로 돌아가는 사업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핵심은 ‘회차’였다. 처음 몇 회차에서는 수익이 크지 않아도, 끝까지 따라가면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박씨는 “처음엔 모르니까 하라는 대로 했다”며 “말을 잘 들으면 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문제는 그 11만원이 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X클럽의 구조는 한번 제품을 사고 끝나는 방식이 아니었다. 박씨가 참여한 A 플랜은 18회차까지 있었다. 18회차까지 참여하면 최종 수익은 무려 2억5000만원이었다.

하지만 18회차까지의 수익을 받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었다. 바로 ‘마감’이라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마감은 정해진 기간이 끝난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러나 X클럽 안에서 마감은 날짜 종료의 의미가 아니다.

11만원이 2억5000만원으로
6070 홀린 ‘기적의 계산법’

한 회차에 필요한 매출이 채워지고, 회사가 그 회차를 끝낼 수 있다고 판단해야 비로소 마감이 이뤄지는 구조였다. 쉽게 말해 돈을 넣었다고 곧바로 수익을 받는 방식이 아니었다. 참여자들이 회차별로 돈을 넣고, 그 돈이 일정 규모 이상 모여야 했다.

그래야 해당 회차가 끝났고, 이후 수익 지급이나 다음 회차 진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이 구조는 참여자를 붙잡아두는 장치가 됐다. 한번 들어간 회차가 마감되지 않으면 앞서 넣은 돈도, 받을 것으로 기대한 수익도 묶였다. 중간에 빠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박씨는 “중간에 빠지면 지금까지 받을 수익을 모두 받지 못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X클럽 관계자들은 빠지기 어려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누군가 빠지면 해당 회차가 마감되지 않고, 그러면 다른 사람들의 수익 지급도 늦어진다는 식이었다. 박씨는 “한 사람이 빠져도 마감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박씨에게 압박으로 작용했다. 그만두고 싶어도 쉽게 빠질 수 없었다. 자신이 멈추면 이미 넣은 돈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이 있었고, 동시에 다른 참여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부담도 따라붙었다. X클럽이 말한 ‘동업’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함께 돈을 벌자는 말인 동시에 함께 묶여 있다는 말도 되는 셈이었다.

많은 회차가 지나고, X클럽은 “A 플랜이 마감되지 않는다”며 약속된 수익금을 주지 않았다. 14회차 무렵부터 수익 지급이 멈췄다. 박씨는 이미 앞선 회차에 돈을 넣은 상태였다. 기다리면 해결될 것이라는 말이 이어졌고, 다음 회차에 참여해야 기존의 수익금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수익 안 주고
원금 못 받고

결국 박씨는 14회차 수익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15회차에도 돈을 넣었다. 멈추면 손해가 확정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돈을 더 벌려고 했다기보다, 이미 넣은 돈이라도 받으려면 계속해야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마감이 늦어질수록 설명도 달라졌다. 회사가 살아야 플랜도 다시 돌아가고, 플랜이 돌아가야 참여자들도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기존 회차가 막히면 다른 플랜을 함께 해야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고 박씨는 말했다. X클럽은 B 플랜, D 플랜, F 플랜 등 다른 이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참여를 유도했다.

박씨는 “하나가 끝나기도 전에 다른 걸 해야 한다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A 플랜만 따라가면 되는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는 더 복잡해졌다. 기존 플랜이 마감되지 않으면 다른 플랜을 통해 회사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 붙었다.

박씨 입장에서는 이미 큰돈이 들어가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플랜이 바뀌어도 문제는 반복됐다. 새 플랜 역시 회차가 있었고, 마감이 필요했다. 마감이 늦어지면 수익 지급도 미뤄졌다. 박씨는 또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회사 측은 참여자들에게 더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처음 설명과 달리, 시간이 지나자 박씨에게도 ‘추천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박씨는 처음 X클럽에 들어갈 때만 해도 사람을 데려올 필요가 없다고 들었다. 제품을 구매하고, 회차를 기다리면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마감이 늦어지자 말은 달라졌다.

“나중에는 추천인을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처음엔 그런 얘기는 없었다.” 박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X클럽 내부에서 추천인은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돈이나 노력
하나는 해야”

새 참여자가 들어와야 플랜이 돌아가고, 플랜이 돌아가야 회차가 마감된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참여자들이 돈을 넣고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였다. 누군가는 새 사람을 데려와야 했고, 그 새 사람이 다시 돈을 넣어야 했다.

X클럽이 비공개로 만든 네이버 밴드 내부 공지에서도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X클럽은 일부 회차에서 추천인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추천하지 않을 경우 추가 금액을 내야 한다는 안내도 있었다. 한 공지에는 “추천하지 않을 판매원은 기존 금액에 110만원을 더해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실제 진행된 D 플랜 설명회에서는 피해자들이 말한 ‘동업’의 속내를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약 2시간짜리 설명회 영상에는 강사로 불린 인물이 X클럽의 구조를 설명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 강사는 참석자들에게 “궁극적으로는 투자 맞아요. 돈을 벌려고 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방식의 투자는 아니다. 진짜로 독특하고 괴상망측하다”며 구조가 쉽게 이해되는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강의의 상당 부분은 ‘기다림’에 맞춰져 있었다.

강사는 비트코인과 주식 투자를 예로 들며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구간을 견뎌야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믿음이 있으면 기다릴 수 있고, 믿음이 없고 계속 의심을 하면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X클럽도 비슷한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였다.

영상 속 강사는 X클럽의 흐름을 투자 차트처럼 설명했다. 상승과 하락이 있고, 하락 구간에서 빠져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길게 보는 사람이 결국 큰 수익을 얻는다는 논리였다. 그는 “X클럽은 길게 보고 하는 투자”라며 “단타는 안 맞다”고 말했다.

짧게 들어왔다가 빠지는 방식은 X클럽 시스템과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또 다른 핵심은 유입이었다. 그는 “유입되는 사람의 수가 결국 관건”이라며 “한 사람이 X클럽에 매출하는 액수도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즉 플랜이 계속 움직이려면 새로 들어오는 사람 수와 한 사람당 넣는 금액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회사가 살아야 나도 산다”
돈 안 주고 다른 플랜 유도

강사는 참여자들을 이해도에 따라 나눠 설명하기도 했다.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 반쯤 이해한 사람, 이해하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한 뒤,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지면 “조금이라도 삐걱거리면 확 빠져버린다”고 말했다. 빠져나가는 사람은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으로 분류됐다. 강의 말미에는 더 직접적인 표현도 나왔다.

강사는 X클럽이 성공하려면 개인의 이익보다 전체 구조를 먼저 봐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돈이나 노력, 적어도 하나는 해주셔야 된다”고 했다. “둘 다 거부하면 나가셔야 된다”는 말도 이어졌다. 돈을 더 넣거나, 사람을 데려오거나, 최소한 회사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움직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 기다리지 못한 사람, 동업에 기여하지 않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었다.

박씨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간에 멈추면 이미 넣은 돈과 약속된 수익을 모두 놓칠 수 있다는 불안이 컸다. 회사가 살아야 플랜이 다시 돌아가고, 플랜이 돌아가야 자신도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박씨가 넣은 돈은 불어났다. 시작은 11만원이었지만, 이후 들어간 돈은 약 6000만원에 달했다. 박씨는 “처음엔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받을 돈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계속 버티게 됐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약속했던 수익금은 물론 원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결국 신용불량 상태에 놓였고, 신용 회복 절차를 밟게 됐다. 박씨는 “돈을 벌려고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넣은 돈이라도 돌려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X클럽의 피해를 주장하며 고소를 준비 중인 인원은 64명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만 25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박씨는 드러난 피해가 전부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에 센터가 있었고, 각 센터에서 설명회를 듣고 들어간 사람들이 많다”며 “실제 피해자는 지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묶여버린
피해자들

박씨는 특히 고령층 피해를 우려했다. 설명회장에는 50대와 60대, 70대 참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박씨는 “처음엔 다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들어갔지만, 나중에는 넣은 돈이라도 돌려받고 싶어서 버틴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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