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공석인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 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은 현재 비어 있다. 전임 홍명보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팀을 이끌었지만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지난달 29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후임 감독을 찾는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사퇴 발표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 뉴스1
이런 와중에 축구계 안팎에서는 벤투 전 감독이 직접 감독직에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말이 돌았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6일 뉴스1에 "아직 감독 선임과 관련해 지원서를 받는 등의 절차 자체가 시작되지 않았다"며 "벤투 감독이 지원했다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못박았다.
벤투 전 감독은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2022년까지 4년 넘게 팀을 이끌었다. 그가 대표팀에 있는 동안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12년 만에 원정 대회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한국을 떠난 뒤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지난해까지 지휘했고,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는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감독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최종 선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벤투 전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결과를 놓고 "한두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 각자의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1부터 10까지 원점에서 다시 돌아보며 재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조별리그 경기를 지켜봤다면서 "1차전 결과가 좋았기에 안팎의 기대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나 역시 한국의 1차전 후반전 경기력을 매우 인상 깊게 봤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결과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지만, 축구에서 약팀이라 여겼던 팀이 강팀을 꺾는 이변은 종종 벌어진다"며 "이번에는 한국이 그 이변을 겪었을 뿐이고, 핵심은 이 실패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지에 있다"고 말했다.
훈련 중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 / 뉴스1
벤투 전 감독은 한국 축구가 되찾아야 할 가치로 '일관성'을 짚었다.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원동력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 사이에 자리 잡고 있던 굳건한 믿음"을 꼽았다. 이어 "처음 부임했을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다 함께 팀 고유의 전술적 색깔을 확립하고, 서로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선수단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체계를 다지고, 선수들이 스스로와 그 과정을 믿게 만드는 작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신뢰 형성에 필요한 '시간'을 강조했다. 벤투 전 감독은 "나는 4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한 팀을 온전히 지휘할 수 있었지만, 내가 떠난 뒤 한국은 대행을 포함해 4년 동안 무려 4명의 사령탑을 거쳤다"고 지적하며 "대한축구협회가 앞으로의 행보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 번쯤 짚어봤으면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이 선수들과 신뢰를 쌓고 그들의 장점을 극대화해 확고한 경기 방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일 전력강화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감독 공석 사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가 국가대표팀 감독이 공석인 현 상황에 대한 첫 회의를 진행했다"며 "A매치 일정과 회장 선거 일정, 아시안컵 준비를 고려한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 선임과 관련한 다각도의 방향성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는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한 공식 절차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협회 측은 후보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여러 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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