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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국방부 장관에게 사관생도 인권 증진을 위해 △사관학교별 독립 인권보장기구 설치 △생활 규율 개선 △조직문화 진단 및 인권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권고는 2025년 실시한 ‘사관생도 인권상황 및 인권 의식 실태조사’와 전문가 간담회, 정책토론회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인권위 조사 결과 사관생도의 인권 의식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응답자의 61.9%는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61.7%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으며, 다른 생도의 인권침해를 목격한 경우에도 44.3%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결과가 현재의 권리구제 체계에 대한 신뢰 부족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사관학교에는 생활지도와 상담, 고충처리 기능이 분산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 지휘계통 중심으로 이뤄져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인권위는 상담과 고충처리, 권리구제 기능을 통합한 독립적인 인권보장기구를 각 사관학교에 설치해 생도들이 신뢰할 수 있는 권리구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학의 인권센터와 유사한 전담기구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제시했다.
생활 규율과 관련해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혼인과 임신을 전면 제한하는 현행 규정에 대해 교육훈련 수행 능력이나 장교 직무 수행 능력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교육에 지장이 있는 경우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등 덜 제한적인 수단이 가능한 만큼 완화 또는 폐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흡연 규정도 전면 금지보다 지정된 장소에서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봤다. 미국·영국·독일·일본·호주 등 해외 사관학교도 관리 중심의 흡연 규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전면 금지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출타 시 정복 착용을 원칙으로 하는 규정에 대해서는 사복 착용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품위를 현저히 훼손하는 경우에만 제한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봤다. 공강 시간 생활관 이용 역시 승인 절차 없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개선하고 진료 절차는 간소화해 생도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실태조사에서는 ‘아플 때 필요한 진료나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30.5%에 달했다.
인권위는 위계 중심의 조직문화와 폐쇄적인 분위기도 인권침해를 드러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문제 제기를 조직 부적응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권리구제 절차 활용을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각 사관학교가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고 인권교육과 주변인 개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인권침해 예방과 책임 있는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인권위는 “사관생도는 장차 군 조직을 이끌어 갈 미래의 장교인 만큼 사관학교 단계에서부터 인권 친화적인 조직문화를 경험하고 기본권 존중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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