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제52대 회장에 당선된 뒤 13년 5개월 동안 협회를 이끌어온 정 회장은 6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마지막 임원회의를 마친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2월 4연임에 성공해 임기는 2029년까지였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 부진과 협회 운영 논란이 겹치며 중도 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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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이 공식 사임함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보궐선거 체제로 전환된다. 협회 정관과 회장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회장이 궐위될 경우 부회장 선임 당시 정한 순서에 따라 직무대행을 정하고,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협회는 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선거운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이면 60일 안에 새 회장을 뽑게 된다. 규정대로라면 늦어도 9월 초에는 제56대 대한축구협회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차기 회장의 과제는 산더미다. 우선 월드컵 참사 이후 싸늘하게 식은 팬심 회복이다. 대표팀 부진과 감독 선임 논란, 협회 행정 불신이 누적되면서 축구협회는 전례 없는 신뢰 위기에 놓였다. 축구계 통합도 중요하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조직을 설득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재정 확보 능력 역시 회장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협회는 천안축구센터 건립 과정에서 발생한 1000억원 안팎의 은행권 채무를 안고 있다. 월드컵 부진으로 대표팀 상품성과 후원 환경까지 나빠진 상황이다. 새 회장은 개혁과 재정 정상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행정 경험을 가진 축구인들이다. 박지성 JTBC 해설위원, 이영표 KBS 해설위원, 김병지 강원FC 대표등의 이름이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선수 은퇴 후 전북 현대에서 행정 경험을 쌓았다. 2021년 전북 어드바이저로 합류한 뒤, 2022년 9월부터 테크니컬 디렉터로 선수단 구성과 유소년 체계, 사무국과 선수단의 연결 업무에 관여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강원FC 대표이사를 지낸 경험이 있다. 2021년부터 2년 동안 강원 구단을 이끌었다. 강등 위기 속에서 최용수 감독을 영입했고, 구단이 경쟁력을 회복하는 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병지 현 강원FC 대표이사도 주목할 후보군 중 하나다. 김병지 대표이사는 이영표 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부임한 뒤 구단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행정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재계에서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정 회장은 울산 HD FC 구단주를 맡으면서 구단 운영 경험을 쌓았다. 울산은 2023년과 2024년 K리그1 2연패를 달성했다.
부친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993년부터 협회장을 맡아 2002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와 한국 축구 외교력 확대를 이끈 점도 정 회장의 이름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HD현대의 자금력에 대한 기대도 있다.
다만 정몽규 회장이 중도 사퇴한 상황에서 이른바 ‘현대가’가 다시 축구협회장 후보를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많다.
그밖에도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던 박문성 축구해설위원도 잠재먹 회장 후보로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프로축구 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선거제도 역시 핵심 변수다. 현재 축구협회장은 대의원 투표 방식의 간접선거로 뽑힌다. 선거인단은 100명에서 300명 사이로 구성되며, 시도협회와 산하 연맹 대표 등이 참여한다.
이 방식은 축구계 민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기존 협회 영향력이 선거에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선거인단 확대나 직선제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이번 보궐선거에 새 제도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정 회장은 사임 인사에서 “모든 영광과 성과는 선수들과 팬 여러분 덕분이며, 모든 부족함과 과오는 오롯이 저의 책임”이라며 “이제 한 명의 열성적인 축구팬으로 돌아가 한국 축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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