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F1 드라이버를 목표로 유럽 무대에 도전 중인 2008년생 이규호(엘리트 모터스포츠)가 헝가로링에서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규호는 7월 4~5일 헝가리 헝가로링에서 열린 2026 GB3 챔피언십 3라운드 레이스1에서 6위, 레이스2에서 5위를 했다. 두 경기 모두 ‘톱10’에 진입했고 레이스2 5위는 올 시즌 자신의 최고 순위다.
이번 결과는 개인 성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규호의 도전은 한국 모터스포츠가 유럽 싱글시터 피라미드 안에서 경쟁력을 증명해 가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장기 육성 프로그램 소속으로 GB3 챔피언십에 풀타임 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의 시즌은 개인의 해외 도전을 넘어 한국 드라이버 육성 체계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다.
이규호는 지난 2라운드 스파-프랑코르샹에서 연이은 엔진 결함으로 리타이어와 최후미 출발을 겪었다. 결과를 만들기 어려운 흐름이었지만 헝가로링에서는 완주와 페이스 회복이라는 우선 과제를 성과로 연결했다. 처음 달린 서킷에서 빠르게 적응했고 예선과 결선 모두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적응력은 테스트부터 드러났다. 이규호는 7월 2일 테스트 두 번째 세션에서 종합 3위, 3일 세 번째 공식 연습에서 종합 6위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라운드를 앞두고 경쟁력을 확인했다.
4일 예선에서는 세션을 거듭할수록 기록을 줄였다. Q1에서 1분36초573으로 10위에 자리한 이규호는 Q2에서 1분35초684를 기록해 7위로 올라섰다. 세션 사이 0.889초를 단축하며 헝가로링에 대한 적응 속도를 수치로 입증했다. 두 예선 최고 기록 합산 결과에 따라 레이스3에서는 리버스 그리드 6번도 확보했다.
레이스 1은 이규호의 성장세를 확인한 무대였다. 10번 그리드에서 출발한 그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6위로 피니시했다. 그리드 대비 4계단 상승한 결과였다. 개인 최고 랩타임은 4랩째 기록한 1분38초276이었다. 최고속도에서는 235.2km/h를 기록해 자신의 최고속도이자 대회 전체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트레이트 구간 경쟁력만 놓고 보면 상위권 드라이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레이스 2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7번 그리드에서 출발한 이규호는 다시 순위를 끌어올리며 5위로 결선을 마쳤다. 그리드 대비 2계단 상승했고, 레이스1보다 높은 순위로 시즌 최고 성적을 만들었다. 10랩째 기록한 개인 최고 랩타임은 1분38초172로, 레이스 1의 1분38초276보다 0.104초 빨랐다. 순위뿐 아니라 레이스 페이스 자체도 나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헝가로링 3라운드는 이규호가 유럽 싱글시터 무대에서 완주, 페이스, 추월, 적응력을 함께 보여준 주말이었다. 특히 스파에서의 불운을 짧은 시간 안에 털어내고 다음 라운드에서 곧바로 성과를 만든 회복력은 장기적인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이규호는 “지난 2라운드 스파에서 엔진 결함으로 결과를 만들지 못했던 만큼 이번 라운드는 완주와 페이스 회복이 우선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예선에서 세션마다 기록을 줄여갈 수 있었고 두 레이스 모두 그리드보다 앞선 순위로 마칠 수 있었다”며 “레이스 1에서 확인한 스트레이트 페이스와 레이스 2에서 유지한 랩타임은 다음 라운드로 이어갈 수 있는 데이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GB3 챔피언십 4라운드는 7월 11~12일 레드불 레이싱의 홈 서킷으로 알려진 레드불링에서 열린다. 이규호는 “3라운드가 끝나면 곧바로 4라운드가 이어지는 만큼 이번에 얻은 감각을 잃지 않고 레드불링에서도 결과로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F1을 향한 길은 한 번의 성적으로 열리지 않는다. 낯선 서킷에서 기록을 줄이고 불운 뒤에도 다시 결과를 만드는 과정이 쌓여야 한다. 헝가로링에서의 5위는 이규호가 다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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