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100∼120㎝ 높이 지급기 설치
내년 전국으로 확대…위치·재고 확인 웹페이지도 개발 예정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필요한 순간에 누구나. 모두의 생리대."
6일 오전 서울 은평구 은평여성인력개발센터 여자 화장실 벽면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진 공공생리대 수동 지급기가 설치돼 있었다.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은 여성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민센터, 공공도서관, 청소년시설 등에 생리대를 비치해 필요한 순간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사업 대상 시설은 '공공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는 안내문이 설치된다. 센터에도 출입구, 엘리베이터, 화장실에 같은 내용의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센터는 휠체어를 탄 여성도 공공생리대를 쓸 수 있도록 공공생리대 수동 지급기를 100∼120㎝ 높이에 설치했다.
지급기에는 중형 생리대 2개가 들어있는 생리대 팩 18개가 채워져 있었다. 생리대 공급업체인 깨끗한나라가 시중에 유통하는 제품과 품질이 같지만, 피부 자극을 줄이기 위해 무향으로 만들어진 점이 다르다.
오는 20일부터 설치가 시작되는 자동 지급기와 비교하면 수동 지급기는 크기가 작고 전기가 필요 없어 어디든 설치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번 사업으로 공공생리대가 휴지처럼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편의 서비스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런 사업이 있는 줄도 모르는 시민이 많았다.
센터에 직업훈련을 받으러 온 정모(45)씨는 "공공생리대가 있는 줄 몰랐다"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다 보니 종종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38)씨도 "갑자기 생리가 시작했는데 바깥에 나가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센터는 서울시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운영한 '비상용 생리대' 지원사업을 시행해온 시설이기도 한 만큼, 시설 이용자가 공공생리대를 충분히 활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센터 직원 이희정씨는 "이용하려면 담당자에게 토큰을 받아 가야 하는 비상용 생리대도 한 달에 20명 정도가 꾸준히 활용한다"며 "공공생리대는 제한 없이 꺼내쓸 수 있게 돼 있어 이용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15년간 센터에서 청소일을 해온 라병희(80)씨도 "경력 단절 여성 말고 젊은 여성도 센터에 많이 온다"며 "생리대가 필요해서 화장실에 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했다.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은 이날 서울 광진구·은평구, 경기 광명시·수원시, 충남 서천군, 대전 중구, 전북 정읍시, 전남 목포시, 광주 북구, 경북 구미시, 경남 거창군, 제주 제주시 등 12개 지역에서 시작했다.
지역이나 시설에 따라 공공생리대 지급기를 설치하는 시기가 달라 구체적인 운영 현황은 성평등가족부나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평등부가족부는 향후 주변 지급기 위치와 공공생리대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지도 웹페이지를 개발하고 다음 해부터 사업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범사업 기간인 올해 말까지 지급되는 공공생리대는 총 650만팩이다. 지급 규모는 여성 1명이 한 달에 1팩을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해 산정했다.
시범사업에는 예산 32억1천400만원이 투입됐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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