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핵융합 발전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이터나퓨전이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핵심 원천기술 검증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빅테크와 민간 기업들이 핵융합 상용화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터나퓨전은 23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컴퍼니케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서울대기술지주가 참여했다. 투자사별 투자 금액과 기업가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는 확보한 투자금을 독자 개발 중인 전류 구동 기술 '토카막 인젝션(Tokamak Injection)'의 개념 실증과 핵심 기술 검증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상에서 구현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발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대용량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개발된 핵융합 기술은 플라즈마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상용화의 가장 큰 과제로 지적돼 왔다. 발전소처럼 연속 운전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터나퓨전은 플라즈마 전류를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토카막 인젝션'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플라즈마 전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장시간 연속 운전이 가능한 핵융합 발전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여기에 스페리컬 토카막(Spherical Tokamak) 방식을 적용한 컴팩트 모듈형 핵융합로 'COSMOS'를 개발하고 있다. 장치 소형화와 연속 운전 기술을 결합해 상용 핵융합 발전소 구현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창업진도 핵융합 분야 연구 경험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이터나퓨전은 서울대학교 VEST 연구진 출신이 설립한 기업으로, 2011년부터 국내에서 운영 중인 스페리컬 토카막 실험장치 VEST 개발과 운용에 참여해 왔다. 연구뿐 아니라 장비 설계와 구축, 실험 운영 경험을 함께 보유한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 역시 정부 지원을 받아 기술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터나퓨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이 추진하는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2024년부터 연구개발과 사업화 지원을 받고 있다.
시장 환경도 핵융합 산업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무탄소 전원 확보가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핵융합 산업도 국가 연구기관 중심에서 민간 기업 중심의 기술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커먼웰스퓨전시스템(CFS), 헬리온에너지 등 민간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상용화 경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정부가 민간 중심 핵융합 산업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핵융합 발전은 기술 난도가 매우 높고 상용화까지 장기간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실제 발전소 건설과 경제성 확보까지는 지속적인 기술 검증과 대규모 투자,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남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수석심사역은 "핵융합 발전은 단기간 시장성보다 장기적인 기술 주권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대표적인 딥사이언스 분야"라며 "이터나퓨전은 국내에서 축적한 스페리컬 토카막 실험 경험을 바탕으로 상용 핵융합 발전의 핵심 과제인 연속 운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김태경 이터나퓨전 대표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핵심 기술을 조기에 실증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2030년대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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