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26·삼성 라이온즈)은 올 시즌 낯선 딜레마와 마주했다. 시즌 전 시도했던 구속 증가와 투구 패턴의 변화가 마운드 위에서 예상치 못한 '역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ERA) 3.45를 기록 중이다. 수치 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세부 지표는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ㄱ넛도 사실이다.
지난해 25경기에서 20회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를 기록하며 '이닝 이터'의 면모를 과시했던 그는 올해 13경기에서 단 6회 QS에 머물러 있다. 구위 상승으로 올 시즌 9이닝당 삼진 개수는 8.14개로 지난해(5.84개)보다 훌쩍 뛰었지만, 피안타율은 0.253에서 0.278로 올랐다. 무엇보다 지난해 KBO리그 전체 1위(규정이닝 기준)를 자랑하던 9이닝당 볼넷 허용이 1.46개에서 2.10개로 증가하며 고전했다.
정작 선수 본인은 "컨디션도 구위도 데뷔 후 최고조"라고 자평한다. 하지만 구위에 대한 자신감으로 인해, 강점이던 정교한 볼카운트 싸움 대신 힘으로만 윽박지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는 투구수 증가와 이닝 소화력 저하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원태인은 이 문제를 명확히 진단하고 스스로 오답 노트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는 "내 장점은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고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이라고 짚었다. 후반기엔 강점을 다시 살리는 방향으로 피칭 디자인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원태인은 2024년 다승왕(15승), 2025년 국내 선수 다승 1위(12승)에 오른 완성형 에이스지만, 결코 현재에 머무르지 않는다. 팀 동료 아리엘 후라도의 투심 패스트볼을 벤치마킹하고, 윤석민(은퇴)에게 전수받은 슬라이더를 실전에 적용하는 등 끊임없이 레퍼토리를 확장해 왔다. 보완점을 찾기 위해 타 팀 에이스(안우진·임찬규)는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샌디 알칸타라·타일러 글래스노우), 심지어 재능기부를 하러 가서 만난 초등학생에게까지 스스럼없이 조언을 구하는 열정은 그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이다.
원태인은 이 모든 낯선 시행착오가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묵직해진 구위에 기존의 칼제구와 완급조절 능력이 다시 시너지를 낸다면, 그는 한층 위력적인 투수로 진화할 수 있다.
원태인은 지난 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2실점 승리와 함께 KBO리그 개인 통산 200경기 등판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의미 있는 이정표를 반등의 변곡점 삼아, 에이스는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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