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내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외식이나 배달 음식으로 소비하던 메뉴들이 집밥 형태로 속속 전환되고 있다. '국민 야식' 치킨에서부터 술 안주, 빵까지 집에서 조리해먹을 수 없는 냉동 식품들이 인기를 얻으며 식품 업계에 관련 제품 출시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2023년 4월 출시한 냉동 가정간편식(HMR) 치킨 브랜드 '소바바'(소스를 바른 바사삭 치킨)는 지난 3년간 2500만개를 판매했다. 최근 판매량도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7%나 증가했다.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의 메뉴 가격이 2만~3만원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1만원 안팎에 즐길 수 있는 냉동 치킨을 선택하는 모습이다.
소바바는 에어프라이어만 있으면 가정에서도 편하게 바삭한 치킨을 조리할 수 있어 외식비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최적의 선택지가 된다. 특히 국내 냉동치킨이 너겟 중심으로 이뤄진 반면에, 소바바는 프랜차이즈 치킨 같은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성과도 긍정적이다.
하림이 지난해 5월 출시한 냉동치킨 '맥시칸'은 지난 1년간 누적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다. 맥시칸은 하림의 원재료 경쟁력 기반 위에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맥시칸 치킨'의 40년 전통 양념치킨 레시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차별과를 꾀했다.
오뚜기는 올해 3월 냉동치킨 신제품 '오즈키친 골든 후라이드치킨'을 출시했으며 지난달 말 기준 약 14만개 판매했다. 닭다리 순살을 사용해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살렸다.
1인 가구와 홈술·혼술족이 늘면서 술 안주도 냉동 식품으로 진화했다. 집에서 음주를 즐기더라도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을 갖춘 안주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한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자체 브랜드 '포차24'의 냉동 안주를 최근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포차24를 내놓으면서 마른 안주류와 냉장 안주류를 출시했는데 이번에는 냉동 안주 4종을 개시한다.
해당 메뉴는 단짠닭목살구이, 직화대파오돌뼈, 직화통마늘곱창, 납작당면국물닭발로 가격은 8000원 후반대다.
밥만큼 많이 먹는 주식이 된 빵도 냉동 제품 영역으로 들어왔다.
수제 샌드위치 1개 가격이 1만원 안팎일 정도로 대표적인 고물가 제품인 베이커리 시장에서 냉동 빵은 '가성비'로 승부한다. 특히 에어프라이어와 오븐 등 가정용 조리기기가 발달하면서 저렴하면서도 간편하게 전문점 수준의 빵을 구현할 수 있어 인기를 끈다.
카페나 외식 매장도 냉동 생지나 냉동 베이커리를 들여와 조리해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냉동 샌드위치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8% 늘었다. 신세계푸드 냉동 샌드위치 대표 브랜드인 '베키아에누보'는 이커머스·대형마트·할인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립의 냉동 베이커리 매출은 올해 1분기 16% 늘었고, 현대그린푸드의 냉동 베이커리 매출은 같은 기간 73% 성장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베즐리'라는 브랜드로 냉동 베이커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브랜드 '밸런스밀'을 통해 냉동 베이커리 제품인 '고단백 치아바타 샌드위치' 2종을 최근 출시했다.
한편 최근 수년간 외식 물가와 배달 음식 가격도 치솟으면서 냉동 식품 범위가 확장되는 추세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배달 가격이 2만~3만원을 웃돌고, 베이커리 빵도 개당 수천원은 기본이다. 호프집의 안주도 2만~3만원을 가볍게 넘어간다. 이에 소비자들은 외식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냉동 식품으로 구매해 조리하는 선택을 한다.
에어프라이어의 출현도 냉동 식품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과거 전자레인지 조리 냉동식품은 눅눅한 식감 때문에 만두나 볶음밥 등으로 한정됐지만, 최근 에어프라이어가 보편화되면서 외식으로 즐기던 치킨, 돈가스, 핫도그, 감자튀김, 크루아상 생지 등 바삭한 식감이 중요한 음식들이 대거 냉동 가정간편식 시장으로 들어왔다. '맛 없는 냉동식품'이란 인식이 불식되면서 가격과 맛을 동시에 챙기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외식이나 전문점에서 구매하던 메뉴까지 냉동 제품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며 "에어프라이어 보급과 냉동 기술 발전으로 냉동 제품이 외식 제품과의 품질 격차를 좁히면서 소비자들은 외식 한끼 가격으로 여러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냉동 제품의 경제성에 이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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