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의 미래배합②] 107개 AI 과제 꺼낸 삼표…현장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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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의 미래배합②] 107개 AI 과제 꺼낸 삼표…현장이 바뀐다

AP신문 2026-07-06 09:0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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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AP뉴스)/이미지 제공 = 삼표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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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 = 조수빈 기자] 삼표그룹이 오너 3세인 정대현 부회장의 미래 사업 보폭 확대와 맞물려 인공지능(AI)을 앞세운 현장 운영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물류·품질·안전 등 본업 전반에 AI를 적용해 레미콘과 시멘트, 골재 사업의 오래된 현장 비효율을 줄이고,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로 삼표의 체질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6일 삼표그룹에 따르면 임직원이 직접 AI를 활용해 업무 혁신 과제를 발굴·실행하는 ‘사내 AI 포상제도’에서는 생산·물류·안전 등 7대 핵심 분야에서 107개 실무 과제가 제시됐고, 1차 공모에는 58개 팀 85명이 참여했다. 여기에 그룹과 계열사 임원 70여명을 대상으로 AI 리더십 포럼까지 열리면서 AI 활용은 현장 실무와 의사결정층으로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즉, 일부 부서의 실험이 아니라, 삼표의 미래 사업 재편 흐름 속에서 본업의 운영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려는 시도로 읽힌다. 

핵심은 현장 적용성이다. 레미콘 배차, 압축강도 예측, 안전관리처럼 건설기초소재 현장에서 매일 발생하는 문제를 데이터로 풀어내겠다는 점에서 삼표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선언보다 실무에 가깝다. 건자재 기업이 AI를 말할 때 중요한 것은 화려한 플랫폼이 아니라 현장 효율과 품질, 안전을 얼마나 개선하느냐다. 

건설기초소재 산업은 오래된 제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 현장은 높은 불확실성 위에서 움직인다. 레미콘은 생산 직후 제한된 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 교통 상황, 타설 일정, 현장 대기시간, 배차 순서가 조금만 흔들려도 품질과 원가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시멘트와 골재, 몰탈, 슬래그 사업도 설비 가동률과 물류 효율, 품질 편차, 안전관리 역량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진다. 삼표가 AI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처럼 현장 곳곳에 숨어 있는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서다. 

삼표가 공개한 AI 과제는 그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레미콘 압축강도 예측은 품질관리 시간을 앞당길 수 있고, 배차 최적화는 차량 회전율과 현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안전용 스마트 에어백 같은 과제는 중량물과 차량, 대형 설비가 동시에 움직이는 사업장의 위험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AI가 적용되는 순간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영업 구호가 아니라 현장의 의사결정 속도다. 

정대현 부회장에게 AI는 삼표의 세대교체를 설명하는 데 가장 세련된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선대가 시멘트와 골재, 레미콘을 중심으로 건설기초소재의 공급망을 구축했다면, 다음 세대 삼표는 그 공급망을 데이터로 운영해야 한다. 과거 경쟁력이 생산능력과 입지, 영업망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현장의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히 읽고 빠르게 반응하느냐가 경쟁력이 된다. 물량 경쟁이 어려워진 건설 불황기에는 이러한 운영 효율이 수익성 방어의 핵심으로 떠오른다. 

삼표의 AI 리더십 포럼도 단순 교육 행사가 아니다. 그룹과 계열사 임원진 70여명이 AI 최신 기술과 제조업 적용 전략을 논의했다는 점은 의사결정권자들이 먼저 현장 전환의 필요성을 공유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제조업 AI는 개발 조직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공장, 물류, 영업, 품질, 안전 부문이 동시에 바뀌어야 효과가 난다. 특히 레미콘 사업처럼 생산과 물류, 현장 일정이 촘촘하게 연결된 산업에서는 한 부문만 디지털화해도 전체 효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삼표가 임원진부터 AI 활용 전략을 논의한 것은 조직 전체의 언어를 맞추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경제적 의미도 분명하다. 건설기초소재 산업은 경기 민감도가 높다. 주택 착공이 줄고 건설사 원가 부담이 커지면 레미콘과 시멘트 수요도 영향을 받는다. 이런 환경에서 AI는 새로운 매출을 즉시 만드는 도구라기보다 기존 사업의 손실과 낭비를 줄이는 수단에 가깝다. 배차 효율이 개선되면 차량 대기와 공차 운행을 줄일 수 있고, 품질 예측이 빨라지면 시험·검수 과정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안전관리 수준이 높아지면 사고에 따른 비용과 평판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숫자로 보면 107개 과제는 삼표가 현장에서 줄일 수 있는 낭비의 목록이기도 하다.   

AI 전략은 성수 개발, 초고층 콘크리트, 저탄소 소재와도 연결된다. 성수 프로젝트가 공간 전환이라면 AI는 운영 전환이다. 초고층·저탄소 콘크리트가 제품의 급을 높이는 전략이라면 AI는 그 제품을 생산하고 운송하고 관리하는 방식을 바꾸는 전략이다. 이 세 축이 맞물릴 때 삼표의 변화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라 기존 건설기초소재 밸류체인의 재설계로 읽힌다. 

다시 말해, 정 부회장의 미래배합에서 AI는 새로운 사업 하나를 더하는 재료가 아니라, 기존 사업을 더 빠르고 안전하고 정확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운영체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레미콘과 시멘트 사업은 생산, 물류, 품질, 안전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어 AI가 실제 효율 개선으로 이어질 여지가 큰 분야”라며 “삼표가 본업의 핵심 영역에 AI를 접목하려는 것은 건설기초소재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선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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