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덮친 기록적 폭염…에어컨 놓고 '냉방 문화전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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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덮친 기록적 폭염…에어컨 놓고 '냉방 문화전쟁' 확산

뉴스비전미디어 2026-07-05 21:45: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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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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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에어컨 보급을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며 이른바 '냉방 문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냉방시설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기후변화를 고려한 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동부 브란덴부르크 지역의 기온은 41.7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 각국에서도 연일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며 시민들의 건강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독일의 경우 가정용 고정식 에어컨 보급률이 약 6%에 불과해 대부분의 가정은 차양 설치, 단열 보강, 자연환기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더위를 견디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는 병원과 요양시설, 학교, 대중교통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에는 냉방 설비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분별한 에어컨 설치보다는 도시 녹지 확충, 건물 단열 개선, 폭염 쉼터 확대 등 장기적인 기후 적응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폭염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4년간 폭염으로 20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 역시 수천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초과 사망자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폭염 대응은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도 떠올랐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정부의 기후정책이 에어컨 설치를 어렵게 만들어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 역시 에어컨 보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유럽은 에어컨만 설치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전문가들은 에어컨이 도시 열섬현상을 심화시키고 전력 소비를 늘리는 부작용이 있지만, 유럽의 전력 생산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환경 부담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폭염으로부터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에는 냉방설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기후과학자 클로이 브리미콤 박사는 "폭염 속에서 데이터센터를 식히기 위해 막대한 전력과 물을 사용하는 반면, 정작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냉방에는 인색하다"며 "인공지능(AI)보다 사람의 생명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유럽의 폭염이 앞으로 더욱 빈번하고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친환경 정책과 공공 안전을 함께 고려한 냉방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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