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국 250주년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반대 진영을 겨냥한 강한 이념 공세를 펼쳤다. 역대 대통령들이 국민 통합의 장으로 활용해 온 독립기념일 행사를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파적 연설로 얼룩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열린 독립선언서 채택 250주년 기념식에서 “미국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산주의는 패배자이며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산주의 체제는 미국 체제의 정반대이며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며 “우리의 전사들은 전 세계 전장에서 공산주의와 싸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6·25 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패트릭 핀 해병대 병장과 루디 미킨스 일병을 단상에서 직접 소개했다.
◇선거 앞두고 반공 논리 전면화…‘SAVE 법’ 통과 압박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뉴욕시를 비롯해 미국 정가에서 세력을 넓히는 민주사회주의 진영을 견제하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를 ‘암’에 비유하며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그것은 암과 같아 빨리 잘라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나라에 공산주의자들을 원하지 않으며, 그런 위협이 시작되기 전에 막겠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선거 쟁점 법안에 대한 입장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 “SAVE 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미국을 위대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AVE 법은 유권자의 신분증 제시와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고 우편투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로, 트럼프 행정부가 처리를 압박하는 핵심 법안이다.
◇외신 “독립기념일 연설로 이례적 당파성”…국제적 외교 결례 논란도
외신은 이번 연설의 극단적 정파성을 일제히 지적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파적 정치와 애국주의적 호소를 뒤섞었다”며 “국민 통합의 기회로 삼아온 독립기념일 연설로는 이례적으로 당파적인 입장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외교적 결례를 범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보라. 우리는 그들의 군대를 궤멸시켰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당일 이란 테헤란에서는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었고, 베네수엘라는 강진으로 30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의 인도주의적 재난과 국가적 추모일에 군사적 타격을 직접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설 마무리 단계에서 “미국 국민보다 더 많은 선을 행하고 더 큰 용기를 보인 국민은 없다”며 “25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 공화국은 여전히 우뚝 서 있으며 강건하다”고 미국 예외주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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