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호 한유총 경기지회장 “유보통합 격변기, 사립유치원 상생 모델 구축해야” [경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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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호 한유총 경기지회장 “유보통합 격변기, 사립유치원 상생 모델 구축해야” [경기인터뷰]

경기일보 2026-07-05 17:45: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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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장. 윤원규기자

 

저출생으로 인한 원아 급감과 정부의 유보 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 추진으로 대한민국 유아 교육은 역사상 가장 큰 격변기를 맞이했다. 특히 경기도는 신도시 개발과 구도심 공동화, 농어촌과 접경지역이 공존하며 교육 기반 편차가 전국에서 가장 심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 속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경기지회는 사립유치원의 정체성을 지키고, 지속 가능한 유아 교육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경기일보는 한용호 한유총 경기지회장으로부터 경기형 유보 통합의 올바른 방향성과 사립유치원 폐원 위기 대응책, 교권 보호 등 핵심 현안을 들어봤다.

 

Q. 취임 1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간의 소회와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유치원 현안을 설명하자면.

A. 40년간 유아 교육에 몸담았지만 지금처럼 사립유치원의 존립이 흔들리는 시기는 없었다. 인구 감소와 제도 변화 속에서 정체성이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변화를 넘어 거대한 구조적 ‘전환’이며, 지회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취임 당시 ‘학부모에게 신뢰받는 유아교육’,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립유치원’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현재는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으로 참여해 유아 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 속에서 사립유치원의 역할을 재구조화하는 데 매진하고 있으며, 공사립 균형 발전을 통해 사립의 정당한 권익을 찾는 역할에도 충실하고 있다.

 

Q.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경기형 유보 통합 모델’ 성공을 위해 반영돼야 할 유아 교육 특수성은.

A. 경기형 유보 통합의 대원칙은 ‘유아를 중심에 둔 통합’이다. 행정 편의주의로 기관을 인위적으로 획일화하는 것은 학부모의 선택권을 침해하므로 교육 과정의 획일적 통합은 지양해야 한다. 공립유치원의 안전망, 어린이집의 돌봄·보육, 사립유치원의 혁신성과 창조성 등 각 기관의 강점을 살려야 질 높은 교육·돌봄 체계를 만들 수 있다. 영유아가 어느 지역, 어느 기관에 다니던 차별 없이 평등한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이 국가 책임 교육의 본질이다. 경기도는 신도시와 인구소멸지역 등이 공존하는 만큼 단일 기준으로 정책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부작용이 크다. 원아 수, 시설 규모, 돌봄 수요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한 운영 기준과 재정 지원으로 상생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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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장. 윤원규기자

 

Q. 정부와 교육청은 3~5세 단계적 무상 교육·보육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지원이나 정책은.

A. 무상교육의 본질은 비용 경감을 넘어 국가가 유아 교육의 질을 책임지는 ‘정부 책임형’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사립 유치원을 구분하지 않는 공평한 재정 지원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부모의 선택과 상관없이 동일한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기본 운영비와 교육비 지원을 현실화해야 한다. 또한 교사가 안정적으로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 강력한 교권 보호, 행정 업무 경감 매뉴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상교육은 단순한 예산 지원이 아니라, 국가가 교육 체계의 근간을 책임지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Q. 저출생 심화로 매년 수십 곳의 사립유치원이 폐원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진단과 대책은.

A. 저출생으로 인한 유아 감소는 국가적 교육·돌봄의 문제다. 유치원 폐원은 배움터 소멸을 넘어 지역 돌봄 기반을 약화한다. 따라서 폐원 문제는 시장 논리가 아닌 공공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선 원아 수에 비례해 예산을 배정하는 현행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이 방식은 소규모 유치원일수록 운영을 어렵게 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선제적으로 소규모 유치원을 위한 ‘기본 운영비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휴·폐원 시설을 유휴 시설로 방치하지 말고 유아 생존 수영장, 북카페, 돌봄센터 등을 갖춘 ‘유아 플랫폼(지역 유아 복합 지원센터)’으로 전환해 지역 공공 돌봄 인프라로 지켜내야 한다.

 

Q. 야간 연장, 주말 돌봄 등 유치원에 대한 학부모의 틈새돌봄’ 요구가 커지고 있는데.

A. 이른 아침, 오후, 방학 중 돌봄 등 틈새 돌봄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우려되는 점은 돌봄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안전과 교육의 질’ 담보 여부다. 현재 유치원은 법률상 돌봄 기관으로서의 명확한 지위가 없다. 전방위로 돌봄을 수행하면서도 인적·재정적 지원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모순에 직면해 있다. 기존 교사 인력만으로 시간을 늘리는 것은 교사의 휴식권을 침해하고 전문성 향상을 저해한다. 안정적인 전담 인력과 재정 지원이 선행돼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유치원에 돌봄 기관으로서의 정당한 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 돌봄은 개별 유치원의 희생이 아닌, 교육청과 지자체가 공동 책임지는 공적 체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Q. 부천에서 유치원 교사가 독감에도 근무를 강행하다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사태의 원인과 대책은.

A. 먼저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다. 사태의 원인은 복합적인 구조적 모순에 있다. 유치원 교사는 교육 외에도 상담, 행정, 차량 업무까지 과도한 과업을 담당한다. 여기에 아파도 안심하고 쉴 수 없는 열악한 환경과 교사 개인의 희생에 의존하는 유치원 운영 구조가 이번 비극으로 드러났다. 이를 해결하려면 ‘대체 교사 지원 체계’, 그에 필요한 인력과 매뉴얼이 갖춰져야 한다. 연합회 차원에서는 병가 사용이 노동자이자 교육자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로 자리 잡도록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교사의 안전이 교육의 기반이라는 인식을 현장에 확산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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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장. 윤원규기자

 

Q. 교권 보호가 요즘 교육계 최대 화두다. 유치원 현장의 실태를 진단하자면.

A. 학교와 함께 유치원 교사 교권 보호 역시 생존과 직결된 과제다. 발달 단계상 유치원에서는 생활·안전 지도가 동시에 이루어지다 보니 교사들이 침해 상황에 취약하다. 현장에서는 정당한 지도 과정에 대한 학부모의 오해와 무분별한 민원, 폭언, 협박 등이 빈번해 교사들이 회복하기 힘든 고통을 겪는다. 안전사고 시 과도한 책임을 묻는 구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허위 사실 유포 등은 제도로 차단해야 한다. 교육 현장이 유지되려면 법과 제도의 보호 아래 교육 공동체가 상호 존중해야 한다. 학부모와의 건강한 소통은 사회가 성숙시켜야 할 영역이지만, 안전한 환경 조성과 교권 침해 대응 시스템 구축은 교육 당국이 책임져야 한다. 특히 소규모 사립 유치원은 행정 직원 없이 악성 민원을 교사가 직접 처리하는 등 열악하므로 교권 보호 제도가 더욱 절실하다.

 

Q. 다문화 가정 원생이 늘고 있는데, 안정적인 수용과 교육을 위해 시급한 사항은.

A. 다문화 유아의 증가는 우리 사회 전체가 마주해야 할 새로운 교육 환경이다. 모든 아이가 출발선에서 동등한 기회를 누리도록 이들을 분리된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다만 초기 적응을 돕기 위해 교육청과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통합 지원이 필요하다. 현장 조치로는 언어·심리 지원 전문 인력 배치 기준 매뉴얼 수립, 다국어 번역 및 통역 시스템 지원, 교사의 다문화 역량 강화 연수 확대가 시급하다. 소수를 위한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미래 다문화 사회를 준비하는 거시적 관점의 교육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교육 당국, 학부모 등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A. 사립유치원은 깊은 민족적 자긍심의 역사를 갖고 있다. 나라를 빼앗긴 엄혹한 시기에도 선조들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경성·이화·중앙유치원을 세워 창작 동요와 한글을 가르치며 민족 교육을 펼쳤다. 한유총 경기지회는 이 고결한 뜻을 이어받아 교육자로서의 소명 의식을 잃지 않겠다. 유보 통합 정국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가장 먼저 치열하게 고민하는 단체로 거듭나겠다. 따뜻한 신뢰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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