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시장 "시민의 삶의 무게를 시정의 나침반으로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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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정 시장 "시민의 삶의 무게를 시정의 나침반으로 삼겠다"

중도일보 2026-07-05 16:30: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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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5-허태정 시장허태정 대전시장이 3일 대전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중도일보와 취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은 이성희 기자

대전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역경제가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양극화 문제도 심각하다. 양극화가 어제오늘 문제는 아니지만 이전에 경험해본 적 없는 양극화다. 소득이나 자산 격차 등 경제는 물론이며 지역, 정치 등 양극화가 사회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 속에 대전시민들은 '구원투수'로 허태정 대전시장을 선택했다. 재정 위기라는 난제를 극복하고, 지역사회 성장을 이끌어 갈 리더의 역할을 부여했다. 민선 9기 취임 후 인터뷰를 위해 시장실에서 만난 허 시장은 '대나무(竹)'숲처럼 느껴졌다. 사계절 푸른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으면서도 쉽게 꺾이지 않고, 바람이 불면 휘어지기는 하지만 부러지지 않기 때문에 사군자에서 절개와 유연함을 상징하는 식물이다. 민선 7기 시정을 이끌었던 풍부한 경험과 4년 간 정치적 야인생활로 얻은 절실함으로 위기의 대전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4년 만에 다시 대전시장 집무실에 앉으셨는데, 소감은.

▲취임 당시 막상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예전에 일했던 공간이라 그런지 낯설지 않고 오히려 친숙함이 먼저 느껴졌다. 다만 그 감회에 오래 젖어 있을 여유는 없다고 본다. 4년 전 이 자리를 떠났을 때와 지금 다시 돌아온 지금은 대전이 처한 상황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때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가 컸다면, 지금은 그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 취임사에서도 밝혔듯 시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 시민이 원하는 시정을 나침반 삼아 나아가겠다는 마음뿐이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며 아쉬워하거나 서운해할 시간보다, 지금 당장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지 냉정하게 살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신 시민들께 감사한 마음이 크지만, 그 감사함은 결과로 보여드려야 진짜 감사가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취임 첫날부터 재난업무 담당 부서와 청년 공무원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부터 듣는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8년 전과 지금의 제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새로운 정책을 구상하는 데 마음이 갔다면 지금은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일에 더 마음이 간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 모두의 대전, 온통 행복한 시민' 슬로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

▲행정이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인가 스스로 늘 끊임없이 되물었다. 오랫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이 질문을 놓지 않으려 했고, 그 답은 언제나 시민이었다. 우리 모두의 대전이라는 표현에는 지역이나 계층,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대전시의 주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신도심이든 원도심이든, 청년이든 어르신이든 어느 한쪽에 치우친 시정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시정을 펼치겠다는 다짐이다. 온통 행복한 시민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시정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 경제 정책이든 복지 정책이든 교통 정책이든, 결국 그것이 시민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규모가 크고 화려해 보여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지금도 소상공인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고, 청년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으며, 어르신들은 불안한 노후를 걱정하고 있다. 이런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의 무게를 시정의 나침반으로 삼겠다는 것이 이 슬로건에 담긴 가장 큰 의지다.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모든 순간에 이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은 없는지 스스로 되묻고, 그 원칙이 말만으로 그치지 않도록 4년 내내 증명해 보이겠다.



-인수위 진단 결과 재정 상태가 실제로 어느 정도였나.

▲선거 과정에서도 재정 위기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시장으로 들어와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방채 규모는 1조 5800억 원 정도인데, 이는 민선 8기 4년 동안 6000억 원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특별시와 광역시를 통틀어 채무 증가 폭이 가장 크다는 것도 확인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들은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지출을 조정하며 채무를 오히려 관리해왔다는 점이다. 대전만 유독 세수가 줄어드는데도 지출 구조를 손보지 않고 계획된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이다 보니 재정이 이 지경까지 몰린 것이라고 본다. 기금은 같은 기간 800억 원 가까이 줄었고, 재정자립도도 39%에서 37%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지금 계획대로 사업을 모두 추진할 경우 올해만 약 5400억 원의 재원이 부족하다는 전망이다. 내년에는 이 부족분이 690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보고도 받았다. 시민들께 불안감을 드리려는 의도로 이런 수치를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지 않고서는 재정을 정상화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행사성·경직성 예산은 과감히 손을 대고, 민생과 복지, 미래산업처럼 시민 삶과 직결되는 곳에는 필요한 투자를 계속 이어가는 방식으로 재정을 다시 세워가겠다.

20260701-허태정 시장 취임5허태정 대전시장 취임식에서 로봇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사진은 이성희 기자

-0시 축제를 전격 폐지한 이유는.

▲언론에 알려진 축제 예산은 46억 원 정도였지만, 실제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대전시가 직접 편성한 예산 외에 간접 사업비와 산하기관 지원, 기부금까지 다 합치면 100억 원 규모였다. 이런 큰 예산을 여름철 열흘 넘게, 그것도 대도시 도로망을 광범위하게 통제하면서까지 쓰는 축제가 지금도 유효한 방식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했다. 실제로 이 축제를 둘러싼 시민들의 찬반 논란도 뜨거웠는데, 여론을 보면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판단한다. 물론 이미 축제를 위해 애써주신 관계자들의 노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어서 이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이미 행사 운영 대행 용역 선금 17억 7000만 원 정도가 지급된 상황이라 일부 매몰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집행된 비용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 큰 예산을 계속 투입하는 것이야말로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본다. 결정을 미루면 미룰수록 추가 예산이 계속 나갈 수밖에 없고, 그 부담은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시간을 두고 결정하기보다 더 늦기 전에 결단하는 쪽을 택했다. 앞으로 계약 상대방과 충분히 협의해 관련 계약은 법과 절차에 따라 정리하고, 정산 절차를 거쳐 회수 가능한 사업비는 최대한 회수해 시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마무리하겠다.



-대전사랑카드 캐시백이 7~8월 중단되는데, 그 배경과 온통대전 2.0 향후 계획은.

▲시민들이 잘 모르시는 부분인데, 그동안 지급돼 온 대전사랑카드 캐시백은 대전시 예산만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국비와 시비를 5대 5로 편성해 운영해 온 사업이다. 그런데 시비는 60억 원 정도만 편성해 놓고 나머지는 국비로 충당해왔는데, 문제는 원래 12월까지 나눠 써야 할 국비를 6월까지 다 앞당겨 써버렸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남은 하반기 기간에는 순수하게 시비를 새로 편성해서 집행해야 하는데, 지금 대전시 재정 여건상 그 예산 편성 자체가 돼 있지 않은 것이 현재 상황이다. 그래서 7~8월 동안은 지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일단 일시 중지를 결정했다. 다만 지역화폐는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정책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이 중단 기간 동안 온통대전 2.0 버전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9월에는 추경 편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 시점에 맞춰 하반기 남은 기간에 대한 예산을 다시 짜서 온통대전 2.0을 시민들께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단순히 캐시백을 다시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청년 창업기업에 혜택이 집중되도록 설계하고, 축적되는 소비 데이터를 정책에 활용해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

20260701-허태정 시장 취임허태정 대전시장이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는 모습. 사진은 이성희 기자

-트램 개통이 2년 지연된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

▲전임 체제에서는 2028년까지 완공하겠다고 시민들께 계속 말씀드려 왔는데, 실제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올해 초에 이미 내부적으로 있었다는 것을 저는 취임 후 보고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 그런데 그 사실이 시민들께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었다. 지금 흐름으로 보면 공구별 공정을 최소 1년 반 정도는 더 늦춰야 하고, 여기에 전체 시운전 기간과 안전 점검 기간까지 더하면 최종적으로 2년 정도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늦어진 데에는 서대전육교 지하차도 구간의 보상 지연, 철도 직하부 구간 공사 지연, 그리고 시민 안전을 위한 시운전 기간 연장 같은 현실적인 이유들이 있다. 다행히 지금은 공구별 문제점들이 대부분 파악돼 있고, 이를 기반으로 완공 시점을 추정하고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 다만 대규모 공사인 만큼 예기치 않은 변수가 언제든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어서 방심하지는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늦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정확한 일정과 추진 상황을 시민들께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엔지니어링 기반의 통합공정계획을 수립 중이고, 올해 하반기 사업계획을 확정한 뒤 공청회와 시의회 의견 수렴을 거쳐 현실적인 개통 일정을 소상히 말씀드리겠다. 2030년까지는 반드시 준공을 마무리하겠다.



-취임 1호 결재인 '취임 100일 프로젝트', 그 의미는

▲취임 후 100일을 민선 9기 시정의 핵심 이정표로 삼아, 시민과의 약속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옮기고 시정을 조기에 안착시키겠다는 방침을 이 결재에 담았다. 시민 체감과 전략적 실행이라는 두 갈래 전략으로 공약 사항을 추진 기간과 우선순위에 따라 다시 짜서, 시정 운영의 효율성과 관리 체계를 함께 끌어올리려는 취지다. 단기적으로는 온통대전 2.0 설계, 화재위험지역 전수조사, 응급의료체계 개편, 청년일자리플랫폼 확대처럼 시민이 일상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과제들을 100일 체감과제로 선정해 초반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려 한다. 동시에 AI 산업 로드맵, 청년특별시, 시민주권 도시 같은 중장기 비전은 별도로 4년 실행 로드맵을 세워, 일부 핵심 분야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정책의 완성도와 실행력을 높이기로 했다. 일정도 이미 짜놓았다. 7월에는 공약을 세부 실행과제로 구체화하고, 8월에는 핵심 사업의 방향을 정하면서 재정과 조직을 전면 진단하며, 9월까지 실행계획을 확정한다. 10월 초에는 취임 100일 성과 발표회를 열어 민선 9기 시정의 청사진을 시민들께 직접 공개하겠다. 취임 후 100일은 앞으로 4년의 성패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시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고, 대전의 미래를 책임질 정교한 로드맵을 이 100일 안에 반드시 완성해 보이겠다.
대담=강제일 정치행정부장(부국장)·정리=이상문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은?

1965년 충남 예산군 출생. 대전 대성고과 충남대 철학과를 졸업한 허 시장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대선 경선 캠프에 합류하면서 정치에 입문해 참여정부 출범 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과 과학기술부총리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청와대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대전에 돌아온 허 시장은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유성구청장에 당선돼 재임을 했다. 허 시장은 구청장 시절 투명하고 건전한 재정 운영을 통해 유성구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중부권 최초로 '생활임금제'를 도입하는 등 행정전문가로의 입지를 다졌다. 이어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선 구청장 출신' 최초로 대전광역시장 자리에 오르며 이정표를 세웠다. 민선 7기 시정을 이끌면서 허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상황을 헤쳐나갔으며, 지역화폐 '온통대전'을 출시해 2021년 지역화폐 우수사례 평가 최우수상 수상을 받기도 했다. 민선 8기 재임에 실패한 허 시장은 절치부심해 이번 6.3지방선거에 출마해 민선 9기 대전광역시장으로 당선됐다.

1호허태정 대전시장이 취임 당일인 1일 1호 결재로 '취임 100일 프로젝트'에 서명하며 민선 9기 시정 운영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사진제공은 대전시



1. 제14대 허태정 대전광역시장 취임… 민선 9기 출범 3허태정 대전시장이 1일 취임식 전 대전시청 간부들과 보훈공원·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드리고 있다. 사진제공은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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