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폐지 통보를 받은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가면서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를 넘어서는 경제 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티메프 사태가 온라인 플랫폼 정산망 붕괴에 따른 판매자 유동성 위기였다면 홈플러스 사태는 대형 오프라인 유통망 붕괴에 따른 고용·납품·지역상권 충격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주재로 홈플러스 관련 관계기관 전담반 회의를 열고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에 따른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재경부를 비롯해 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부, 기획예산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는 유통업계를 흔든 2024년 티메프 사태와 비교된다. 티메프 사태 당시 미정산 금액은 1조2790억원, 피해 업체는 4만8124개에 달했다. 미정산액 1억원 이상 업체는 전체 중 2.1%에 그쳤지만 피해액 중 88.1%를 차지할 정도로 일부 판매자에 충격이 집중됐다.
당시 정부는 판매자 피해 구제를 위해 대출, 이차보전, 만기 연장 등을 포함한 1조6000억원 규모 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후 정산주기 법제화와 결제대금 별도 관리 등 제도 개선도 추진했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피해 구조는 더 복합적이다. 대형마트는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직원, 입점업체, 납품업체, 물류, 청소·주차 등 외주 인력, 지역 상권이 연결된 실물 유통망이다. 온라인 플랫폼 부실이 ‘정산대금’ 문제로 먼저 나타났다면 오프라인 대형마트 부실은 일자리와 판로, 상권 공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 중 고용 충격이 가장 직접적이다. 홈플러스 직원은 지난달 말 기준 약 1만2000명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주차, 카트 관리, 청소 등 간접 고용 인력 1000명까지 실직 위기에 놓였다. 점포 폐점이 현실화하면 지역별 고용 충격도 불가피하다.
납품망 충격도 작지 않다. 홈플러스에 물품을 납품한 중소기업·소상공인 150곳이 받지 못한 납품대금은 업체당 평균 7억74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반 상거래 채권은 회생·파산 절차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 있어 회수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홈플러스 관련 전단채 투자자 피해액은 40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티메프 사태가 판매자와 소비자 피해 중심이었다면 홈플러스 사태는 임직원, 협력사, 입점업체, 투자자, 지역 상권까지 연결된 복합 위기로 번질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근로자 생계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2100만원까지 체불 임금 대지급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체불액 범위 안에서 1인당 1000만원 한도, 연 1.5% 저금리 생계비 융자도 지원한다.
저소득 재직 근로자에 대한 생활안정자금 융자도 제공한다. 중위소득 50% 이하 근로자는 연 1.5% 저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생활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중소 협력업체에는 총 4400억원+α 규모로 긴급 유동성이 공급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정자금 900억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특례보증 35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매주 관계기관 전담반 회의를 열어 근로자와 협력업체 피해 상황, 지원 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지원 방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피면서 추가 대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후 관계기관들과 소관 분야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근로자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지원을 실시해왔다"며 "향후 회생절차 폐지에 따른 민생경제 파급 영향 최소화를 위해 근로자와 중소 협력업체 보호에 중점을 두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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