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연설에서 6·25 전쟁 참전용사를 직접 소개하며 자유 진영의 승리를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이념 공세에도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공산주의는 패배자이며,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산주의 체제는 미국 체제의 정반대이며, 공산주의 체제는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며 “우리의 전사들은 전 세계 전장에서 공산주의와 싸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산주의와의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에게 자랑스럽게 감사를 표한다”며 6·25 전쟁 당시 미군과 중국군이 정면충돌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패트릭 핀 해병대 병장과 루디 미킨스 일병을 소개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과 베트남전에서 전투 중 특수부대 팀을 이끈 최초의 흑인 장교 중 한 명도 함께 기렸다.
아울러 미국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중심 국가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250년 동안 미국은 전 세계 모든 나라의 희망이었고, 약속이었고, 빛이었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2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계에는 거대한 제국, 광대한 왕국, 강대한 국가, 그리고 무서운 폭군이 있었다. 그들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며 “25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 공화국은 여전히 우뚝 서 있으며 강건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공 메시지를 미국 국내 정치와도 연결했다. 그는 “그것은 암과 같다. 잘라내야 한다. 빨리 잘라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나라에 공산주의자들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위협은 즉시, 그리고 시작되기 전에 막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 민주당 내 민주사회주의 성향 인사들의 약진과 맞물려 해석된다. 미국에서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등 이른바 ‘맘다니 사단’의 부상을 계기로 민주적 절차를 통한 사회주의 구현을 주장하는 세력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대 진영을 ‘공산주의’와 연결하며 보수층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선거제도 개편 법안인 ‘SAVE 법’ 통과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돌아왔다. 우리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그리고 우리는 SAVE 법을 통과시킴으로써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SAVE 법은 유권자의 신분증 제시와 시민권 증명, 우편투표의 원칙적 제한 등을 담은 이른바 유권자 신분 강화 법안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당파적 정치와 애국주의적 호소를 뒤섞었다”며 “역대 대통령이 국민통합의 기회로 삼아온 독립기념일 연설로는 이례적으로 당파적인 입장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기념행사는 폭풍으로 인해 내셔널 몰에서 약 2시간 동안 대피가 이뤄진 뒤 진행됐다. 동부 해안 대부분 지역에서는 화씨 100도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폭염과 악천후로 각종 기념행사가 조정되거나 취소됐다.
워싱턴에서는 오후 7시 직후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American State Fair) 현장에 참가자들에게 해당 지역을 떠나라고 권고하는 경보가 게시됐다. 시민들은 내셔널 몰 인근 박물관과 지하철역, 연방 건물로 이동했고, 로널드 레이건 빌딩 및 국제무역센터에서는 의자와 바닥에 앉아 에어컨 속에서 더위를 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뉴욕에서는 대형 범선 43척이 자유의 여신상 주변과 허드슨강을 따라 행진했고, 스텔스 폭격기와 해군 블루 엔젤스(Blue Angels)의 공중 시범도 이어졌다. 프랑스 공군 곡예비행팀 파트루이유 드 프랑스(Patrouille de France)는 뉴욕항 상공에서 빨강·흰색·파랑 궤적을 남기며 미국 국기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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