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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볼카츠가 아니라 덮밥이다. 더본코리아(475560)는 지난해 연돈볼카츠를 ‘연돈튀김덮밥’으로 리브랜딩한 이후 덮밥 중심으로 브랜드를 재편하고 있다. 이후 대표 메뉴 ‘뚜껑열린치킨도시락(뚜열치)’을 비롯해 다양한 메뉴를 잇달아 선보이며 변신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에 출시한 신메뉴는 ‘직화치킨 데리야끼덮밥’. 과연 뚜열치의 뒤를 이을 또 하나의 대표 메뉴가 될 수 있을까.
집 근처 연돈 매장에서 배달로 주문했다. 배달앱 가격은 9500원, 매장 판매가는 8500원이다. 최근 연돈 대부분 매장이 홀 없이 배달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배달을 선택했다. 음식이 도착하자 뚜껑이 살짝 들린 틈 사이로 고소한 냄새가 먼저 새어 나왔다. 앞서 먹었던 뚜열치를 떠올리게 하는 향이다. 뚜껑이 닫히지 않을 정도는 아니지만 냄새만으로도 식욕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뚜껑을 열자 큼직큼직 썬 닭다리살이 밥 위를 가득 덮고 있었다. 그 위에는 할라피뇨 튀김이 통째로 올라가 있었고, 밥 아래에는 김가루가 넉넉하게 깔렸다. 메뉴판 사진처럼 정갈한 모습까지는 아니었지만 한 끼 식사로는 제법 푸짐하다는 인상이 먼저 들었다. 양배추 샐러드와 단무지, 무말랭이까지 곁들여져 구성도 단조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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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중심은 닭다리살이다. 뚜열치가 바삭하게 튀긴 닭고기의 고소함을 앞세웠다면, 이 메뉴는 촉촉한 닭다리살의 담백함으로 승부를 건다. 고기는 퍽퍽하거나 질기지 않았고 적당히 남아 있는 껍질 덕분에 고소한 풍미도 살아 있었다. 여기에 김가루가 밥의 감칠맛을 끌어올리면서 자칫 평범할 수 있는 닭덮밥에 작은 변주를 줬다.
의외의 주인공은 할라피뇨 튀김이다. 생각보다 매운맛이 강해 닭고기와 밥 사이사이 곁들이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계속 먹다 보면 생길 수 있는 물리는 느낌을 잡아주는 킥(자극)이다. 양배추 샐러드와 무말랭이도 적절히 곁들여져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제육볶음을 좋아하는 보통의 성인 남성이라면 크게 호불호 없이 먹을만한 구성이다. 양도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만 메뉴 이름이 내세운 ‘직화’와 ‘데리야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직화치킨이라고 하지만 불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데리야끼 소스 역시 존재감이 생각보다 약했다. 혹시 소스가 빠진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또 할라피뇨 튀김은 배달 과정에서 습기를 머금으면서 바삭함을 잃고 다소 흐물해진 점도 아쉬웠다. 홀에서 바로 먹었다면 인상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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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열치가 바삭함과 고소함이라는 강한 한 방으로 승부하는 메뉴라면, 직화치킨 데리야끼덮밥은 닭고기와 김가루, 할라피뇨, 반찬 등이 조금씩 맛을 더해 풍성함을 만드는 스타일이다. 다만 누군가에게는 여러 맛이 한데 섞여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배달 기준 9500원이라는 가격도 고민되는 지점이다. 이 정도 값이면 비슷한 양을 내세운 경쟁 도시락 선택지도 적지 않다. 가격이나 맛 등에서 개인적으로는 뚜열치만큼의 강한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메뉴는 연돈튀김덮밥이 지향하는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 더본코리아는 2025년 연돈볼카츠를 연돈튀김덮밥으로 리브랜딩하며 튀김 덮밥 중심 브랜드로 노선을 바꿨다. 도시락 출시 이후 매출이 크게 늘면서 과감한 간판 교체까지 단행했다. 한때 점주와의 갈등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던 연돈볼카츠가 다시 서기 위한 반전 카드였던 셈이다.
최근 백종원 대표 역시 유튜브 복귀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메뉴 역시 연돈 브랜드를 다시 세우기 위한 시도 가운데 하나다. 한때 연돈이라는 이름만으로 소비자 기대를 모았던 만큼, 이제는 그 이름에 걸맞은 메뉴를 꾸준히 선보이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뚜열치를 뛰어넘는 또 하나의 히트작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연돈튀김덮밥의 다음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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