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가스레인지를 보면서 한숨을 푹 내쉰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사방에 튄 삼겹살 기름은 딱딱하게 굳어 있고, 넘친 김치찌개 자국은 불판 열기에 타들어 가 상판에 찰떡처럼 붙어 있다.

그렇다고 매번 독한 화학 세제를 들이붓자니 눈이 따갑고 잔류 성분이 호흡기로 들어올까 봐 찝찝하다. 철수세미로 박박 문지르면 팔만 아프고 상판에 흠집만 가득 남는다. 이제 몸이 고생하는 청소와 작별할 시간이다.
전자레인지를 수증기로 쉽게 끝내듯, 가스레인지도 힘 하나 안 들이고 때를 녹여내는 영리한 치트키가 있다. 비결은 양념통에 있는 물, 소금, 베이킹소다, 식초, 주방세제다. 이 다섯 가지 흔한 재료가 만나면 기름때를 스르륵 녹이는 마법이 시작된다.
기름때가 안 닦이는 이유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기름과 국물은 가스레인지의 강한 열기와 만나면서 단단한 유기물 막으로 변한다. 이 오염물은 단순히 계면활성제만 들어있는 일반 주방세제로는 겉면만 맴돌 뿐 내부까지 침투하지 못해 끈적하게 남는다. 그렇다고 강한 화학 세제를 쓰면 청소 후 가스를 켤 때 잔류 성분이 기화해 호흡기로 들어올 위험이 있다. 안전하면서도 때의 결합을 완벽하게 끊어낼 수 있는 천연 재료의 조합이 필요한 이유다.
물 1컵, 소금 3큰술, 베이킹소다, 식초 3큰술, 주방세제 조합은 각자 독특한 역할을 하며 때를 분해한다. 물은 모든 성분을 녹이는 베이스가 되며, 따뜻할수록 효과가 좋다. 소금은 미세한 알갱이가 천연 연마제 역할을 해 상판에 상처를 내지 않고 단단한 때를 긁어내며 기름을 흡착한다.
베이킹소다는 약알카리성으로 산성인 기름때를 녹여 물에 잘 씻기는 상태로 만든다. 식초는 살균과 냄새 제거를 맡으며, 베이킹소다와 만나는 순간 이산화탄소 거품을 일으켜 때를 위로 들어 올린다. 마지막으로 주방세제는 분해된 기름이 상판에 다시 달라붙지 않게 감싸는 역할을 한다.
가스레인지 청소 5단계 과정

이 세정제를 사용할 때는 재료들이 때와 반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넓은 그릇에 물 1컵, 소금 3큰술, 식초 3큰술, 주방세제를 섞어 세정액을 만든다. 그다음 가스레인지 상판의 더러운 부위에 베이킹소다 가루를 골고루 뿌려둔다. 그 위에 미리 만든 세정액을 천천히 부으면 식초와 베이킹소다가 만나 하얀 거품이 부글부글 일어난다. 이 상태로 5분에서 10분 정도 그대로 두어 때를 충분히 불린다. 오염이 심한 곳은 키친타월을 덮고 용액을 적셔두면 더 좋다.
시간이 지나면 소금 입자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부드러운 수세미로 원을 그리듯 살살 문지른다. 힘을 주지 않아도 때가 쉽게 밀려 나오며, 마지막으로 젖은 행주로 잔여물을 닦고 마른 행주로 마무리하면 새것처럼 광이 난다.
가스레인지 상판 외에 부속품들도 분리해서 따로 관리해야 효과적이다. 가장 지저분한 삼발이는 큰 비닐봉지에 넣고 만든 세정제와 뜨거운 물을 부어 입구를 묶은 뒤 20분간 불린다. 때가 흐물흐물해졌을 때 솔에 소금을 살짝 묻혀 문지르면 좁은 틈새의 탄 자국까지 깨끗하게 닦인다.
불꽃이 나오는 버너 캡과 헤드는 금속 재료라 물에 오래 담그면 녹이 슬 수 있으므로 세정제로 빠르게 닦아낸 뒤 물로 헹구고 드라이기나 햇볕으로 완전히 말려야 한다. 불꽃 구멍이 막히면 가스가 고르게 안 나오고 위험할 수 있으니 이쑤시개나 핀으로 이물질을 찔러서 뚫어준다.
안전을 위한 필수 주의 사항

천연 재료를 쓰더라도 가스를 다루는 만큼 안전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청소를 시작하기 전에는 가스 중간 밸브를 무조건 잠가야 안전하다. 조리가 끝난 직후 상판이 뜨거울 때 차가운 세정제를 부으면 유리나 코팅 상판이 열충격으로 깨질 수 있으므로 열기가 완전히 식은 후 진행한다. 불꽃을 튀겨주는 하얀색 점화 플러그와 온도 센서 부위에는 물이나 세정제가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 부분에 물이 들어가면 청소 후에 가스가 켜지지 않고 소리만 나는 고장이 생기므로, 수세미로 주변만 조심히 닦고 만약 물이 들어갔다면 하루 이틀 바짝 말려야 한다. 또한 스테인리스 상판은 결이 있으므로 소금 알갱이로 너무 세게 문지르면 스크래치가 날 수 있어 소금이 살짝 녹은 상태에서 부드럽게 문지른다.
평소에 관리하는 방법

매번 번거로운 대청소를 하지 않으려면 요리 직후 가벼운 습관을 들이는 것이 이득이다. 조리 중 국물이 넘쳤을 때는 불을 끄고 상판이 아직 미지근할 때 키친타월로 즉시 닦아내면 때가 딱딱하게 굳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기름기가 많은 요리를 할 때는 가스레인지 주변에 전용 가림막을 세우거나 상판에 오염 방지 매트를 깔아두면 청소 일손을 크게 줄여준다. 평소에 분무기에 식초와 물을 반반씩 섞어 담아두고, 요리가 끝난 뒤 상판에 가볍게 뿌려 행주로 쓱 닦아내기만 해도 세균 번식을 막고 기름이 쌓이지 않아 언제나 깨끗한 주방을 유지할 수 있다.
가스레인지를 닦고 남은 천연 세정제는 버리지 말고 싱크대 배수구와 수도꼭지 청소에 활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배수구 안쪽에 베이킹소다를 한 컵 정도 부은 뒤 남은 세정제를 부어주면, 식초와의 반응으로 생긴 거품이 배수관 벽면에 붙은 미끈거리는 물때와 악취를 한 번에 씻어내린다.
또한 소금 입자가 남아있는 세정제를 헌 칫솔에 묻혀 물때로 얼룩진 수도꼭지와 싱크대 이음새를 닦아내면, 별도의 광택제 없이도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고유의 결을 살릴 수 있다.
청소할 때 흔히 하는 실수 3가지

많은 이들이 가스레인지를 청소할 때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인해 오히려 제품을 망가뜨리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철수세미나 거친 녹색 수세미로 상판을 강하게 문지르면 코팅층이 벗겨져 향후 기름때가 더 잘 들러붙고 부식이 빨라진다.
소주나 소독용 알코올은 기름을 녹이는 데 도움을 주지만, 가스레인지 틈새로 흘러 들어갈 경우 내부 전선이나 전자 기판을 부식시켜 제품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베이킹소다 대신 세척력이 더 강한 과탄산소다를 가스레인지 금속 부품에 사용하면, 강한 알칼리 성분으로 인해 알루미늄이나 아연 도금 부품이 새까맣게 변색되므로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가스레인지가 아닌 인덕션이라면?

인덕션(하이라이트) 전기레인지 역시 이 천연 세정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나 약간의 주의가 더 필요하다. 인덕션 상판의 글라스는 가스레인지보다 스크래치에 취약하므로, 세정제를 바를 때 소금 입자가 완전히 녹은 것을 확인한 후 도포해야 안전하다.
상판에 하얗게 굳은 석회질 물때나 눌어붙은 자국은 세정제를 얹어두고 10분 뒤 전용 스크래퍼를 45도 각도로 눕혀 살살 밀어내면 유리에 상처를 내지 않고 매끄럽게 제거할 수 있다. 마지막에 식초 물을 뿌려 극세사 천으로 닦아내면 정전기가 방지되어 먼지가 덜 앉는 효과도 덤으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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