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켜면 창문·벽에 벌레 빽빽…2005년 깔따구 사태 재현 우려"
물웅덩이 방치에 해충 기승…시 "주기적 방역으로 해충 저감"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지구 인근 주민들이 장기간 방치된 대규모 미개발 부지에서 발생한 해충으로 불편을 호소한다.
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창원시 진해구 수도동 일대에는 깔따구로 추정되는 벌레와 모기 등이 대량으로 출현하고 있다.
주민들은 해가 지고 가로등이나 상가 불빛이 켜지면 벌레가 유리창과 벽면에 빽빽하게 붙고, 바닥에는 사체가 쌓일 정도라고 토로한다.
김원산 수도동 통장은 "저녁만 되면 벌레가 불빛을 보고 마을과 상가 쪽으로 몰려든다"며 "카페는 장사하기 어려울 정도이고, 주민들도 밤마다 문이나 창문을 제대로 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을 해도 벌레가 전혀 줄지 않고, 모기까지 섞여 있어 주민 불편이 크다"며 "날이 더 더워지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수도동 주민 김모(68) 씨도 "2005년 사태처럼 온 마을이 뒤집힐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추세라면 그때처럼 대량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2005년 진해지역 일대에는 신항만 준설토 투기장에서 깔따구·파리가 대규모로 발생해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주민들에게 정부가 17억원가량을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
주민들은 이번 해충 발생 원인으로 마을 인근에 있는 웅동지구 미개발 부지를 지목한다.
7만여평 규모인 이 부지는 매립 이후 개발이 지연되면서 장마철마다 물이 고이고, 일부 구역은 갈대와 수풀이 우거진 습지처럼 변했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김 통장은 "장마철에는 부지 전체가 사실상 호수처럼 변해 오리나 뱀도 보일 정도"라며 "매립 이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벌레가 창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주기적인 방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미개발 부지를 정비해 해충 발생 요인을 차단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진해구보건소 관계자는 "매주 방역하고 있으나 원천적인 요인인 물웅덩이가 사라지지 않는 한 해충이 줄기는 어렵다"며 "현장을 다시 살피고 방역을 강화해 벌레가 마을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웅동지구 매립지는 2000년대 후반부터 매립된 상태였고, 최근 인근 진해신항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벌레가 함께 유입돼 관련 민원이 많아진 것으로 본다"며 "물웅덩이를 흙으로 메우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예산 문제가 있어 현재는 주기적인 방역으로 해충 저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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