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이연주 기자] 국내 외환시장이 오는 6일부터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면 전환된다. 정규 장 마감 이후에도 원·달러 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하게 된다. 국내외 투자자와 기업의 거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유동성이 부족한 심야 시간대 변동성 관리 여부가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가르는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차 장벽 허무는 외환시장…글로벌 펀더멘탈 실시간 반영
그동한 국내 외환시장은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만 운영되어 장 마감 이후 발생하는 해외 경제지표 발표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이슈를 즉각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다음 거래일 개장 직후 환율이 급격히 쏠리는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
24시간 거래 체계가 도입되면 해외 외환시장 가동 시간에도 원·달러 거래가 공백 없이 이어진다. 글로벌 시장의 변수를 실시간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되면서 외환시장 운영 방식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 교수는 “24시간 거래가 도입돼도 시장 자체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없다”며 “다만 시장이 쉬는 시간이 없어지면서 변동성을 완화할 시간도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분석했다.
김형섭 카이스트 경제대학원 교수는 “거래시간이 확대되면서 시장의 정보 반영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며 “다만 24시간 거래가 가능해지더라도 환율의 큰 흐름은 경제 펀더멘탈이 결정하는 만큼 시장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SCI 선진지수 편입 교두보…해외 투자자 접근성 개선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외환시장은 이미 사실상 24시간 거래 체제로 구동되고 있다. 이번 제도 개편은 정부가 추진해 온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의 핵심 과제로, 역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접근성을 높여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지속적인 요구 사항이었던 외환시장 접근성 제약 문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 기업은 물론 서학개미 등 해외 주식 투자자,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시차 제한 없이 원·달러 환전과 외환 거래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새벽 시간대 발생하는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에 즉각적인 포지션 조정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양 교수는 “이번 제도 도입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에 필요한 환전과 달러 조달이 한층 편리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해외 투자자들은 시간 제약 없이 거래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즉시 반영해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단기적인 변동성도 함께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심야 시간대 ‘얇은 시장’ 변수…유동성 공급 체계가 숙제
거래시간 연장이 모든 시간대의 풍부한 거래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활동이 잦아드는 심야 시간대에는 매수·매도 호가 간격이 벌어지는 ‘얇은 시장(Thin Market)’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적은 수량의 매매 주문만으로도 환율이 급등락할 수 있으며, 해외발 악재가 터졌을 때 충격이 증폭되어 국내 외환시장으로 고스란히 전이될 위험이 존재한다. 제도 시행 초기 심야 시간대의 실제 거래량 추이와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참여율을 면밀히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양 교수는 “24시간 거래 체계에서는 급격한 환율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시장이 충격을 흡수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대응 장치도 함께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24시간 거래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실시간으로 정보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며 “동시에 변동성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시장의 관리 체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