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오듯 들썩였다”...조선통신사, 400년 전 한일을 흔든 거대한 이동('시간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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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오듯 들썩였다”...조선통신사, 400년 전 한일을 흔든 거대한 이동('시간여행자')

뉴스컬처 2026-07-05 05:02: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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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조선통신사는 조선과 일본을 오가던 거대한 외교 행렬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200여 년 동안 12차례 이어진 이 이동은 국가 간 관계를 넘어, 동아시아 문화가 교차하던 장면으로 남아 있다. KBS1 '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가 이 긴 여정을 다시 따라가며, 기록 속에 남겨진 서로 다른 기억들을 꺼내 놓는다.

5일 밤 9시 30분 방송되는 '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28회 ‘조선통신사, 통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에서 ‘신의를 전한다’는 이름으로 움직였던 조선통신사의 실제 풍경을 복원한다. 환대와 열광, 그리고 그 이면에 쌓여 있던 거리감이 함께 드러난다.

■도시 전체가 들썩인 4,500km의 이동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한양에서 출발한 수백 명의 행렬은 에도까지 왕복 약 4,500km를 이동했다.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만 평균 열 달에 달했다. 바다와 육지를 건너는 이 여정은 당시 일본 사회에서 보기 드문 사건이었다.

나고야 소가쿠지(崇覺寺)의 주지는 당시를 "올림픽이나 BTS가 오는 것과 같은 것"이라 표현한다. 사람들은 거리로 몰려 나왔고, 도시의 일상이 흔들릴 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조선 사신이 남긴 글씨는 특별한 의미를 띠었다. 집안에 붙이면 재난을 막는다는 믿음이 퍼졌고, 아이를 점지한다는 이야기까지 따라붙었다. 붓 자국 하나가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던 시대였다.

존경과 호기심, 그리고 다른 해석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조선에서 건너간 유학은 일본 지식 사회 깊숙이 퍼져 나갔다. 도쿄 진보초의 오래된 서점 거리, 나고야의 고문서 보관소, 국립공문서관 곳곳에는 퇴계 이황의 저작이 남아 있다.

조선통신사 신유한은 기록에서 “일본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는 것은 퇴계의 글”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에도 시대 승려와 무사 계층은 성리학을 받아들이며 학문을 확장해 갔다.

그러나 같은 장면을 두고도 해석은 엇갈렸다. 에도는 당시 런던·파리보다 인구가 많은 백만의 대도시였다. 물자와 사람이 넘쳐나는 번성한 풍경. 그러나 조선통신사는 이를 '번영'이 아닌 '사치'로 기록했다. 유교의 눈높이에서 일본은 '오랑캐'였고, 일본 역시 조선을 청의 속국으로 비난했다. 신의를 통하는 사신이라는 이름 아래, 두 나라 사이엔 오해와 불신이 차곡차곡 쌓여 갔다.

환대 속에 남은 거리감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서로를 향한 관심은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이해의 방식은 같지 않았다. 환대의 열기와 함께 오해도 함께 쌓여 갔다. 가까이 있었지만 서로를 정확히 읽어내기는 어려웠던 시간이었다.

조선통신사가 지나간 뒤, 일본 내부에서는 독서 문화와 학문 흐름이 확장됐다. 사설 학당이 생겨나고 성리학이 널리 퍼지며 이후 변화의 바탕이 형성됐다.반면 조선은 급변하는 국제 환경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다. 통신이 멈춘 뒤, 두 나라는 다른 속도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제작진은 일본 각지에 남아 있는 기록과 유물을 추적하며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다시 복원한다. 외교의 기록을 넘어, 문화와 인식이 교차하던 순간을 다시 바라본다.

길 위에 남은 것은 성과만이 아니었다. 서로를 향해 이동했던 그 긴 여정이 실제로 무엇을 전하고 무엇을 놓쳤는지에 대한 물음이 함께 남는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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