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은 익으면 단맛이 올라오고 식감이 부드러워지는 채소다. 볶음이나 찌개에 넣어도 좋지만 얇게 썰어 전으로 부치면 기름 향이 더해져 밥반찬으로 잘 어울린다. 여기에 새우를 다져 넣으면 평범한 애호박전보다 씹는 맛이 살아나고 감칠맛도 깊어진다. 오늘 소개할 요리는 성시경이 소개한 애호박 새우전 레시피다. 애호박을 얇게 채 썬 뒤 소금에 절여 물기를 빼고, 새우를 굵게 다져 넣어 부치는 방식이라 집에서도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전은 재료가 많지 않지만 손질 순서가 맛을 가른다. 애호박을 바로 반죽에 넣으면 팬 위에서 수분이 나오며 전이 퍼질 수 있다. 그래서 먼저 소금에 짧게 절여 물기를 빼야 한다. 새우도 해동한 뒤 물기를 닦고 다져야 반죽이 질어지지 않는다. 감자전분은 애호박과 새우를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 밀가루 반죽처럼 무겁지 않고, 익었을 때 쫀득한 식감이 남아 애호박 새우전과 잘 맞는다.
애호박 물기 빼야 반죽이 퍼지지 않는다
애호박 새우전을 만들 때 먼저 손볼 재료는 애호박이다. 애호박은 길게 반으로 가른 뒤 얇게 채 썬다. 너무 두껍게 썰면 팬에서 익는 시간이 길어지고, 너무 가늘면 절이는 동안 힘이 빠져 씹는 맛이 약해진다.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 형태가 남을 정도의 굵기가 좋다. 썬 애호박은 볼에 담고 소금을 뿌려 10분 정도 둔다. 이 과정에서 애호박 속 수분이 빠져나오고 기본 간도 배어든다.
다만 소금은 많이 넣지 않는다. 애호박 1개에는 소금 1/2작은술 정도면 된다. 뒤에 굴소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절일 때부터 간을 세게 하면 완성 후 짠맛이 튈 수 있다. 10분이 지나면 볼 바닥에 물이 고인다. 이 물기를 그대로 두면 반죽이 금세 묽어진다. 손으로 애호박을 한 줌씩 쥐고 꾹 눌러 물기를 짠다. 너무 세게 비틀면 애호박이 부서질 수 있으니 주먹으로 눌러 짜는 느낌으로 하면 된다. 이렇게 물기를 뺀 애호박은 팬에 올렸을 때 쉽게 흩어지지 않고 전 모양도 잘 잡힌다.
새우는 굵게 다져야 씹는 맛이 산다
새우는 냉동 새우살을 써도 괜찮다. 다만 해동만 하고 바로 쓰면 비린내와 물기가 남을 수 있다. 찬물에 가볍게 헹군 뒤 맛술이나 청주를 조금 섞어 잠시 두면 냄새가 줄어든다. 이후 키친타월로 표면을 닦고 굵게 다진다. 새우를 너무 곱게 다지면 반죽 속에 묻혀 식감이 약해진다. 숟가락으로 떠서 부쳤을 때 새우 조각이 씹힐 정도로 남기는 편이 좋다.
물기를 짠 애호박에 다진 새우를 넣고 청양고추를 더한다. 청양고추는 이 전에서 빠지면 아쉬운 재료다. 애호박과 새우가 부드럽고 고소한 쪽으로 가는 재료라 청양고추가 들어가야 끝맛이 처지지 않는다. 매운맛을 강하게 내기보다 느끼함을 덜어주는 정도로 넣으면 된다. 청양고추는 씨째 잘게 다져도 되고, 매운맛이 부담스럽다면 씨를 털어낸 뒤 넣어도 된다.
간은 이미 애호박에 소금이 들어갔기 때문에 세게 잡지 않는다. 새우에도 자연스러운 단맛과 감칠맛이 있어 간을 많이 더하면 전이 짜질 수 있다. 여기에 굴소스를 소량 넣으면 새우 맛이 더 살아난다. 굴소스는 많이 넣기보다 1/2큰술 정도만 넣어도 전 전체의 맛을 묶어준다. 카레가루나 치킨스톡을 아주 조금 넣어도 되지만, 처음 만들 때는 굴소스만 넣는 편이 실패가 적다.
감자전분으로 작게 부쳐야 모양이 잡힌다
반죽을 잡을 때는 감자전분을 넣는다. 감자전분은 전을 부쳤을 때 색이 금방 어두워지지 않고, 겉면을 쫀득하게 만들어준다.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많이 넣으면 재료 맛보다 가루 맛이 먼저 날 수 있다. 이 레시피는 애호박과 새우가 주인공이다. 전분은 재료가 서로 붙을 만큼만 넣는 것이 좋다. 볼 안에서 애호박과 새우에 전분이 골고루 묻도록 섞으면 된다.
반죽 상태는 숟가락으로 떠 봤을 때 확인할 수 있다. 재료가 따로 흩어지지 않고 한 덩어리처럼 따라 올라오면 부치기 좋은 상태다. 반대로 볼 바닥에 물이 고이면 감자전분을 조금 더 넣어야 한다. 달걀 없이 감자전분으로 붙이는 방식이라 애호박 물기를 제대로 짜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물기가 많으면 전분을 넣어도 반죽이 묽어지고 팬 위에서 모양이 쉽게 흐트러진다.
애호박 새우전은 크게 한 장으로 부치는 것보다 한 숟가락씩 작게 부치는 편이 좋다. 애호박과 새우가 들어간 반죽은 팬 위에서 익으면서 수분과 육즙이 조금씩 나온다. 크게 부치면 뒤집을 때 찢어질 수 있고 속까지 익는 데 시간이 길어진다. 작게 올리면 겉은 노릇해지고 속 새우도 빠르게 익는다.
팬은 먼저 중불에서 달군 뒤 식용유를 넉넉히 두른다. 전을 부칠 때 기름이 너무 적으면 팬에 달라붙고 가장자리가 바삭해지지 않는다.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 올린 뒤 숟가락 등으로 살짝 눌러 납작하게 편다. 이때 너무 얇게 누르면 새우 식감이 줄어들고, 너무 두껍게 두면 속이 늦게 익는다.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도톰하게 펴는 것이 좋다.
한쪽 면이 익기 전에는 자주 건드리지 않는다. 반죽이 덜 굳은 상태에서 뒤집으려 하면 애호박과 새우가 흩어진다. 가장자리가 살짝 굳고 바닥이 노릇해졌을 때 뒤집으면 모양이 잘 유지된다. 뒤집은 뒤에는 불을 조금 낮춰 속까지 익힌다. 새우가 들어간 전이라 겉색만 보고 바로 꺼내기보다 양면을 고르게 익히는 편이 안전하다.
마지막에는 불을 살짝 올려 양면을 짧게 한 번 더 구우면 겉면이 더 고소해진다. 다 익은 전은 접시에 바로 겹쳐 쌓기보다 한 김 빠지게 두면 눅눅함이 덜하다. 따뜻할 때 바로 먹으면 애호박은 부드럽고 새우는 탱글하게 씹힌다. 별도 양념장 없이 먹어도 간이 배어 있지만, 간장에 식초를 조금 섞은 초간장을 곁들이면 기름진 맛이 정리된다.
성시경 애호박 새우전은 냉장고에 애호박 한 개와 냉동 새우가 있을 때 만들기 좋은 요리다. 밥 위에 올려 반찬처럼 먹어도 좋고, 막 부친 전을 접시에 담아 안주처럼 내도 잘 어울린다. 애호박을 절여 물기를 빼고 새우를 굵게 다지는 과정만 지키면 재료가 단순해도 맛이 빈약하지 않다. 기름에 지져낸 고소한 향과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이 더해져 한 접시를 금세 비우게 되는 전 요리다.
■ 요리 재료
애호박 1개, 냉동 새우살 200g, 청양고추 1개, 감자전분 3큰술, 굴소스 1/2큰술, 맛술 1큰술, 소금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식용유 적당량
■ 레시피
① 애호박 1개는 길게 반으로 가른 뒤 얇게 채 썬다.
② 채 썬 애호박에 소금 1/2작은술을 뿌려 10분간 절인다.
③ 절인 애호박은 손으로 눌러 물기를 충분히 짠다.
④ 냉동 새우살 200g은 해동한 뒤 맛술 1큰술을 섞어 5분 정도 두고 물기를 닦는다.
⑤ 새우살은 너무 곱게 갈지 말고 씹히는 정도로 굵게 다진다.
⑥ 볼에 애호박, 다진 새우, 잘게 썬 청양고추 1개를 넣고 굴소스 1/2큰술과 후춧가루 약간을 더한다.
⑦ 감자전분 3큰술을 넣고 재료가 서로 엉길 때까지 골고루 섞는다. 반죽이 흩어지면 감자전분을 1/2큰술 정도 더 넣는다.
⑧ 달군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반죽을 한 숟가락씩 올려 납작하게 편다.
⑨ 중불에서 한쪽 면이 노릇하게 굳을 때까지 익힌 뒤 뒤집어 반대쪽도 익힌다.
⑩ 양면이 익으면 접시에 담고 뜨거울 때 바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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