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율이 낮은 국가로 이익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글로벌 세금 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국세청(IRS)은 이 같은 거래 구조를 문제 삼아 약 290억 달러 규모의 세금 추징을 추진하고 있으며, 회사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국가별 재무공시 제도에 따라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회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회사 간 거래를 활용해 이익을 저세율 국가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절감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공시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6월 종료된 2025 회계연도 기준 전 세계 세전 이익의 약 40%를 아일랜드에서 기록했다. 그러나 아일랜드에 근무하는 직원은 전체 인력의 약 3%에 불과해 실제 사업 규모와 비교해 이익이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는 전 세계 세전 이익의 0.5% 수준만 기록했다. 독일은 법인세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로 꼽히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역시 높은 세율에도 불구하고 한 자릿수 수준의 이익률만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를 제외한 유럽 전체에서 발생한 세전 이익 비중도 2%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룩셈부르크 법인의 실적은 더욱 눈길을 끈다. 직원 수는 34명에 불과하지만 세전 이익은 2억8,3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익률은 142%에 달했다. 반면 실제 부담한 세율은 약 3% 수준에 그쳤다.
아일랜드 역시 2025 회계연도 기준 약 24%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실효세율은 약 14%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조는 글로벌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국가에 지식재산권(IP)이나 수익을 집중시키는 국제 조세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국세청은 이러한 이익 이전 거래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약 290억 달러 규모의 세금을 추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관련 거래가 세법을 준수한 것이라며 IRS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는 증권 공시를 통해 "세금 부과 결정에 대해 강력히 다툴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에도 아일랜드에 상당한 규모의 이익을 배분해 왔다. 아일랜드의 세제는 오랫동안 글로벌 기업들의 절세 거점으로 활용돼 왔으며, 구글, 메타(구 페이스북), 펩시코 등 다국적 기업들도 버뮤다와 케이맨제도 등 저세율 지역을 활용한 조세 전략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EU의 국가별 재무공시 제도 시행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이익 이전 구조가 이전보다 더욱 투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향후 각국 세무당국의 과세 강화와 국제 조세 규제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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