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전단지를 붙였는데, 불법이라며 떼어가네요. 그럼 제 가족은 어떻게 찾아야 하나요”
안산에 거주하는 김모씨(29)는 최근 5년 동안 함께한 반려견을 잃어버렸다. 실종 직후 안산지역과 인근 지자체에 전단지를 붙였지만 안산에선 사라지고 다른 지역에선 전단지가 그대로 있었다. 실종 반려동물을 찾기 위해 붙인 전단지는 현행법상 ‘불법 광고물’이고 지역마다 단속 여부가 달라 혼선을 겪어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반려견을 찾을 가능성이 낮아졌고 김씨의 답답함은 커져만 갔다.
4일 경기일보의 취재 결과,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 관리 체계를 강화되고 있지만, 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찾기 위한 실효적 수단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2개월 이상 반려견에 대해 무선식별장치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위반 시 최대 6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경기도는 등록 의무 대상을 반려묘까지 확대하는 등 강화된 반려동물 관리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2025년 기준 167만 세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지만, 유실·유기동물 발생 규모는 연간 2만마리 이상 수준이다.
문제는 등록제와 별개로 실종된 반려동물을 찾는 과정에서는 현실적인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전단지·벽보·현수막 등 옥외에 설치·부착되는 광고물은 원칙적으로 허가를 받거나 사전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제거·수거 조치가 시행되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공익 목적 안내물에 한해 일부 예외가 인정되지만, 반려동물 실종 안내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러한 반려동물 전단지에 대한 지자체별 대응의 온도차도 반려동물 가구를 힘들게 한다.
유실동물 구조 지원 봉사단체 ‘지해피독’ 송유정 대표는 “전단지 단속이 지역마다 달라 보호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며 “실종 반려동물을 찾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수단인 만큼 일정 기간 이후 자진 철거 방식을 적용하는 등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반려동물을 찾는 방법이 있지만 실효성은 제한적이다. 지역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같은 경우에는 전화번호 기입이 제한, 반려동물이 발견된 후에도 보호자들이 연락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 송 대표는 “잃어버린 반려동물은 주로 밤 시간대(오후 10시~오전 6시)에 이동하는데, 이 시간 목격자들은 온라인 플랫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단지는 주민들이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규제 탓에 활용이 쉽지 않다”며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수개월 이상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들이 과태료를 감수하고 전단지를 붙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국회에서도 반려동물 실종 전단지가 옥외광고물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내용의 개정안이 요구되지만 번번이 좌초되는 실정이다. 개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반려동물 유실은 가족을 잃는 것과 같다”며 “이를 알리기 위한 전단지까지 규제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웅종 동신대학교 반려학과 석좌교수는 "실종 반려동물을 찾는 데는 전단지와 현수막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불법으로 간주되는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가 보유한 유실·유기동물 관리 시스템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지자체 차원의 반려동물 유실 방지 시스템을 확대하고 시민들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반려동물 양육이 계속 증가하는 만큼 유실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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